서둘러 영국 내 재산 매각 나서
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는 “나는 항상 구단의 최대 이익을 염두에 두고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에 따라 현재 상황에서는 구단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자선 재단을 설립해 매각을 통해 얻은 순수익을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또 약 15억 파운드(약 2조4200억 원)가량의 대여금을 구단으로부터 돌려받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1억4000만 파운드에 첼시를 인수해 선수 영입에만 20억 파운드를 투입했다. 이후 첼시는 약 20년 동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 프리미어리그 5회 우승했다.
아브라모비치의 구단 매각 발표는 영국 내에서 그의 자산을 동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진 가운데 나왔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이날 하원에서 아브라모비치가 아직 제재 대상에 오르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그는 러시아 정부와의 관계와 부패 활동 때문에 영국 내무부가 지켜보는 인물”이라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 제재를 촉구했다.
포브스 추정 순자산이 133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하는 아브라모비치는 영국 정부의 제재를 피하고자 각종 조처를 발표하는 동시에 자산 매각에 서두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첼시 구단 경영권을 구단 산하 자선 재단인 첼시 파운데이션에 넘기고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가 이날 매각 방침을 밝혔다.
이번 주 초에는 우크라이나 협조 요청에 따라 러시아와의 협상을 지원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브라모비치로부터 첼시 구단 인수 제안을 받았다고 밝힌 스위스 억만장자 한스요르그 위스는 ”그가 영국에 있는 자신의 모든 빌라를 팔려고 하고 첼시도 빨리 매각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지난달 28일 권력과 결탁한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와 고위 군 관계자 등을 포함한 26명을 제재 명단에 올리고 이들의 자산 동결과 입국 금지 조처를 내렸다. 여기에는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이고르 세신과 에너지 기업 트란스네트프의 니콜라이 토카레프, 철강 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 알파뱅크의 설립자 미하일 프리드만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 별개로 미국 정부도 올리가르히에 대한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