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OPEC+ 핵심 파트너...사우디 그간 비판 자제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화를 중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안보와 안정을 달성하려는 정치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사우디는 양측 사이에서 중재하기 위한 노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왕세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인한 에너지 공급 우려를 언급하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을 포함한 산유국 연합체인 OPEC 플러스(+)가 합의한 점진적인 증산에 대한 합의를 재확인했다. 러시아는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의 주요 파트너다. 국제유가는 최근 러시아의 침공으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18달러까지 치솟아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국가들은 OPEC+ 중심으로 유대관계가 깊어지고 있는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비판을 대부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이들 국가도 전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즉각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유엔 총회 결의안에 찬성했다.
한편 이날 무함마드 왕세자는 중동 지역 라이벌 관계인 이란과 계속 대화할 것이라면서도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문제와 관련해서 "과거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한 약한 합의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란과 P5+1 국가(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들은 지난해 4월부터 핵 합의 복원 협상을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