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3형제’가 살아나는 투심에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의 플랫폼 규제 강화에 경영진의 도덕적 헤이 논란이 겹치면서 올해 초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안정적인 실적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 친화적’ 행보가 조금씩 주가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4일 오후 2시 35분 기준 카카오는 전날 대비 1.97%(1900원) 내린 9만4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월 말 8만5000원에서 11.4%(9700원) 오른 수치다.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1월까지 추락을 면치 못하던 것과 사뭇 달라졌다.
금융 대장주 자리에서 내려온 카카오뱅크도 1월 말 4만1000원에서 이날 같은 시간 4만8750원으로 18.9%(7750원) 상승했다. 지난해 8월 최고점에서 올해 1월 ‘반토막’을 넘어 고꾸라지던 주가가 지난달부터 반등에 나선 셈이다.
경영진의 ‘먹튀’ 논란으로 카카오그룹의 주가 하락을 불러왔던 카카오페이도 지난달 한달간 12만6000원에서 14만3000원으로 13.4%(1만7000원) 상승했다.
카카오의 주가 반등은 연기금이 ‘끌고’ 개미들이 ‘민’ 모양새다. 증시 ‘큰 손’ 연기금은 지난달부터 코스피에서 1년 9개월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카카오 3형제를 쓸어담았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중심인 ‘연기금 등’ 투자자는 2월 한달간 카카오페이 1543억 원, 카카오 746억 원, 카카오뱅크 612억 원 어치를 샀다. 연기금 등 투자자의 순매수 순위에서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2위, 3위, 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개인 투자자들은 1월 한달간 카카오 주식을 1조2031억 원어치 사들인 데 이어 2월에도 1136억 원을 사모았다. 다만 경영진의 도덕적 헤이 논란 이후 2월 들어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에 대해서는 각각 451억 원, 1494억 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외인은 2월 들어 카카오뱅크 주식을 세번째로 많은 2380억 원 어치 사들였다.
최근 카카오 그룹이 내놓은 주주 환원 정책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올해 3000억 원 규모로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며, 지난달 보통주 323만 9741주를 자사주 소각 방식으로 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향후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15~30%를 재원으로 주주환원에 쓰고 이 중 5%는 현금배당, 10~25%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쓰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중순부터 끝없이 추락하던 카카오 3형제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조금씩 퍼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매출 6조1361원 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실적도 성장세가 예측된다.
김진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6개월간 주가 수익률이 -36%로 다른 성장주를 하회하고 있다”며 “플랫폼 규제에 대한 우려가 과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실적은 매출액 8조3000억 원, 영업이익 9331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6%, 56%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여전한 실적 성장세를 유지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