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삼성전자에 러시아 사업을 일시 중단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페도로프 부총리는 서한에서 “우리는 며칠 전 유럽 중심부 우크라이나에 대해 시작된 전쟁으로 여러분에게 도움을 요청한 우크라이나 정부입니다. 8일째 우리는 우리나라의 주권과 평화를 위해 러시아 침략자들에 대항해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멈추고 싶습니다. 다른 문명 세계처럼. 전 세계 정부 당국자들이 제재 부과를 통해 침략자들을 억지하려 하는 가운데, 기업 경영자들과 기업들, 조직들은 우리가 어떤 가치를 위해 싸우는지 분명히 인식하면서 말과 행동으로 우리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침략자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없지만, 공동의 노력이 침략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삼성이 역사의 일부가 되어주고, 이런 기이한 상황에서 우리를 도와주기를 바랍니다. 나는 삼성이 세계 평화를 걱정하고, 절대 유혈의 권위주의적 침략을 지지하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내가 삼성페이와 삼성갤럭시 스토어, 삼성샵 접속 차단 등 러시아에 대한 삼성의 서비스와 제품 공급을 잠정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드리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이런 조치가 러시아 젊은이들과 활동가들에게 수치스러운 군사적 침략을 선제적으로 멈추도록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삼성의 지지가 필요합니다. 2022년에 현대 기술은 이웃과 유치원, 병원을 노리는 탱크와 로켓 발사를 향한 최선의 해결책입니다. 우크라이나와 함께해주세요. 그리고 수백만의 무고한 생명을 구해주세요.”라고 단호하고 간절하게 요청했다.
페도로프 부총리는 삼성 외에도 애플 팀 쿡, 아마존 제프 베이조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등 유수의 기업 CEO에게 보낸 서한도 트위터에 올렸다. 또 “러시아에서의 결제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미국 결제서비스업체 페이팔의 서한도 트위터에 올렸다.
페도로프 부총리의 서한 때문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5일 삼성전자는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인도적 차원에서 600만 달러(약 73억 원)를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인도적 차원의 구호물품 지원 등을 국제기구와 연대해 추진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600만 달러 중 100만 달러에는 가전제품 현물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임직원들의 자발적 기부금도 추가 전달할 계획이다.
아울러 같은 날 삼성전자는 물류난을 이유로 러시아행 물품 출하를 중단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삼성전자 측은 “선적이 중단되면서 러시아에 수출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대응책을 강구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