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 포로의 고백 “침공 전혀 몰랐다”

입력 2022-03-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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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 국경 넘을 때까지 어디로 향하는 줄 몰라”
우크라군, 매복 전술로 키이우 포위 러시아군 늦추려 해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5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서 장갑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키이우/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포로들이 증언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 북쪽 수도 키이우(키예프) 주변에서 벌어진 전쟁 양상이 어땠는지 알아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

특히 러시아 군인들의 상당수는 침공이 있기 전까지 전혀 이를 몰랐다는 것이 포로들의 증언으로 드러났다고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소개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통신사의 사무실에는 매복에 걸려 포로로 잡힌 러시아 탱크 부대 장병 12명이 굳은 얼굴로 앉아있었다.

러시아 탱크 부대 소속으로 우크라이나 측의 지시로 증언에 나선 드미트리 코발렌스키 중위는 “우크라이나 북부 수미 지역 인근 도로에서 드론과 보병용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며 “부대 전체가 불에 탔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 병사들에게조차 이번 침공을 철저하게 비밀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발렌스키 중위는 “나는 탱크 종대가 이동을 시작하기 전날에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상사 이하 계급의 병사들은 국경을 넘을 때까지 그들이 어디로 운전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예브게니 야란체프 중위는 “우리 병사들은 러시아군과 싸우는 방식이 다르다”며 “나의 지휘하에 있는 부대는 소규모로 민첩하게 조직돼 러시아 탱크의 느릿한 행렬에 몰래 다가가 매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탱크가 많았지만, 우리는 많은 대전차 무기가 있다”며 “도시에서 싸우는 것이 더 쉽다”고 말했다.

양측 장교들의 증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주로 매복 전술에 의존하면서 러시아군이 남쪽을 가로질러 포격을 가하는 동안 수도를 포위하고 점령하려는 작전을 늦춰왔다.

포로로 잡힌 러시아군은 지쳐보였지만, 학대를 받은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수감자들의 발언은 러시아군이 심각한 좌절을 겪은 이유에 대한 서방 군사 전문가들과 우크라이나 정부의 설명을 뒷받침한다. 다만 러시아군의 우월한 숫자와 장비는 이런 추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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