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부산은 보수 아입니꺼” vs “아들 딸 말 듣고 조용히 이재명”

입력 2022-03-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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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부산시 창선삼거리에서 '이재명 준비됐나! 준비됐다!' 부산 집중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부산은 보수 아입니꺼.” (40대 택시기사)

“원래 새누리당 당원이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모습에서 많이 실망해 이재명 후보 지지로 바뀌었다.”(60대 주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부산 중구 창선삼거리에서 유세를 펼쳤다. 5000여명(경찰 추산 2000명)이 모여 열기가 뜨거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 후보의 초박빙 접전 속에 PK(부산, 경남)는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기반으로 꼽히지만, 부산 거리에서 직접 만난 유권자에겐 예단할 수만은 없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40대 남성 택시 기사는 기호2번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며 “택시에 타는 손님들도 대부분 부산 지역 영향이라 그런지 보수다. 박빙이라고 해도 부산의 젊은 사람들도 보수 지지가 많다”면서도 “그런데 보수는 목소리가 크지만 진보는 표현을 안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심장이 보수로 향한다’는 그는 이재명 후보의 비토 배경에 대해 “이재명은 배우자(김혜경 씨) 리스크가 컸다. 배우자가 그런 갑질을 할 줄 생각지도 못했다. 남편인 이재명도 용인했을거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또한 “안철수는 ‘4철수’라고 부른다. 이번엔 끝까지 완주할 줄 알았는데 매번 철수하는 이미지”며 “이래서 계속 정치할 수 있겠나 싶다”고 평했다.

영남이 보수의 텃밭이라 불리는 한편, 인구가 많은 PK(부산, 경남) 지역은 다소 예외로 분류돼왔다. 과거 민주, 개혁 세력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것 역시 부산 지역 연고였다는 점도 만만치않게 작용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부산 구포시장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60대 주부는 “저는 원래 새누리당 당원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모습에서 (보수에) 많이 실망했다”며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에 대해선 “윤석열 후보의 인기를 내세워서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기생충’처럼 한자리 해먹으려고 하는 게 너무 보기 싫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는 경제도 모르고, 제 주변에 경남, 경북 사람이 많은데 다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 대신 지지한다는 걸 크게 내세우지 않고 조용히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북 성주에 사는 지인도 (이 후보에 대한) 가짜뉴스를 듣고 윤석열을 지지한다기에 ‘이재명을 지지한다’는 아들, 딸 말을 듣고 잘 결정해보라고 했더니 (이 후보 지지로) 바꿨다”며 “저는 이미 사전투표도 했다”고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냈다.

50대 부부는 “우리는 반반이다. 저는 윤석열, 아내는 이재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중 여성은 “저는 원래부터 민주당을 지지해왔다. 주변에도 보면 이재명과 윤석열 후보 지지하는 게 딱 반반”이라고 말했다. 남성은 윤석열 지지하는 이유를 묻자 “이재명 후보는 열등감이 너무 많다”고 이 후보에 대한 비토 의사를 냈다.

20대 여성은 “저와 주변 여성 친구들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지만, 또래 남성들은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선 “아무래도 여성, 동물 복지에 대한 이 후보의 공약이 더 와닿았다”며 “이 후보가 과거 3대 개식용 시장이었던 성남 모란시장을 철폐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4일과 5일 이틀 간 전국 3552개 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국 4419만7692명의 유권자 중 1632만3602명이 투표에 참여해 총 36.9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부산지역 205곳에서 진행된 사전투표의 경우, 292만510명의 부산시민 유권자 중 100만499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부산(34.25%, 100만499명), 울산(35.30%, 33만2600명), 경남(35.91%, 100만9115명) 등 PK는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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