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대선 전날이자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구조적 성차별’을 언급하며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폄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미국 동부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말한 데 따른 반응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의 인터뷰 발언에 대해 “남녀간에 구조적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모든 노력은 뭐라 부르든 존중되고 폄훼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윤 후보는 구조적 성차별 존재 여부를 두고 논쟁을 벌인 바 있다. 윤 후보는 지난달 7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해 이 후보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고, 지난 2일 TV토론회에선 이 후보가 구조적 성차별이 없는지 따져 묻고 윤 후보는 “여성과 남성을 집합적으로 나눠 양성평등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할 게 아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남녀간의 엄청난 격차와 차별이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발전과 경제적 성장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며 “극복 노력들이 앞으로도 이어져야 한다. 저는 그런 노력을 계속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도 “놀랍게도 일부 정치권은 한국사회에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주장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많은 국민들께서 여성혐오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외신(AP)도 한국 여성들이 꾸준히 이뤄온 진전과 성취가 쉽게 부서질 수 있다고 보도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윤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오늘날 모두가 동등한 1표를 누리는 평등은 수많은 여성들의 용기와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다. 결코 헛되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윤 후보는 WP 인터뷰에서 ‘당신은 페미니스트인가’ 질문에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한 형태고,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식하고 그것을 교정하려는 노력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나를 페미니스트로 여길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페미니스트라고 규정한 것이라기보다는 페미니즘에 대한 합리적인 정책 접근을 강조한 것이라 부연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