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로 시작해 네거티브로 끝나…상처만 남긴 20대 대선

입력 2022-03-0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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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서로 책임 돌리기…전문가 "진영 정치 역대 최고 수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왼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20대 대선의 최대 화두는 '네거티브'였다. 거대 양당 후보는 진영 결집과 중도층 포섭을 위해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는 대신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에 열을 올렸다. 이번 선거가 네거티브에서 시작해 네거티브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진영 싸움이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8일을 끝으로 22일간 유세 일정을 마무리한다. 두 후보는 유세 내내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윤 후보에 무능 프레임을 씌웠다. 그는 유세 내내 국정 운영이 어렵다며 "국정 운영은 연습할 시간 없이 바로 실전이다. 초보 아마추어가 아닌 검증된 프로의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윤 후보를 겨냥했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앞세워 이 후보와 민주당을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대장동 특혜 의혹과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을 집중 공격했다. 전날 구리 유세에서도 "본인 사익을 따지면 안 된다. 부정부패를 하지 않고 깨끗해야 한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양측의 네거티브 공세는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작돼 끝까지 이어졌다. 먼저 민주당은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주식회사 코바나 대표에 대한 '쥴리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대장동 특혜 의혹이 정치권에서 불거지자 국민의힘도 이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의 과거 형수 욕설 논란도 공격 거리가 됐고 배우자 김혜경 씨가 경기도 법인 카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선거 전날까지도 네거티브 공방은 이어졌다. 민주당은 부산저축은행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윤 후보를 향한 공세를 펼쳤고, 국민의힘은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은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책임을 상대당에 돌렸다. 강병원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후보의 망언 속에 담긴 그릇된 역사 인식은 군사독재 시대의 국민 인권을 짓밟던 공안검사 못지않다"고 지적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선대본부 부본부장은 통화에서 "(윤 후보는) 네거티브를 한 일이 없고 소신을 강하게 유세 현장에서 얘기한 정도"라며 "(민주당의 비판은) 지적을 위한 지적"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네거티브 공세와 관련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진영 정치가 극대화되고 있다.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그렇게 해서 자신의 지지층을 더 결속하고 망설이는 중도층을 향해 상대방에게 못 가도록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일이 극대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처만 남는다"며 "누가 이겨도 양극단으로 갈 것이다. 사실상 대한민국은 정치적 내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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