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기술수출’ 올해 벌써 5건…작년 13.4조 넘나

입력 2022-03-09 14:03수정 2022-03-0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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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 이수앱지스에 이어 노벨티노빌리티 등 5개 업체가 최근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하며 올들어서도 제약ㆍ바이오업계의 기술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기술 수출 규모가 지난해 기록했던 13조4000억 원에 육박하며 승승장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DC(항체약물접합) 치료제와 항체 관련 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 1~2월에만 지씨셀·에이비엘바이오등 5개 업체 ‘쾌거’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노벨티노빌리티가 미국 바이오텍 발렌자바이오와 c-KIT 타겟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NN2802’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노벨티노빌리티는 700만 달러(약 84억 원)의 계약금을 수령하고, 임상과 허가, 상업화 등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달성에 따라 최대 총 7억 3325만 달러(한화 약 8800억원)를 지급받을 예정이다. 제품이 상용화될 경우 순매출액에 따라 경상기술료(로열티)도 별도 수령하게 된다.

올해 기술 수출의 문은 지씨셀이 열었다. 이 업체는 1월 인도 리바라(Rivaara Immune Private Limited)와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Immuncell-LC)’ 기술수출을 맺었다. 이뮨셀엘씨의 첫 번째 해외 기술 수출로 지씨셀은 이뮨셀엘씨의 임상 결과 및 생산기술, 품질시험법, 노하우 등을 제공하고, 리바라는 인도에서 생산공장 건설과 임상시험 진행 및 인허가를 맡았다. 향후 생산 및 영업, 마케팅 등도 리바라가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에이비엘바이오는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에 대해 프랑스 사노피와 10억6000만 달러(약 1조2720억 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금 7500만 달러(약 900억 원)와 임상·허가·상업화 등 단계별 성공에 따라 마일스톤 4500만 달러(약 540억 원)를 포함한 기술료 9억8500만 달러(약 1조1820억 원)까지 받고, 상용화시 순매출액에 따라 로열티도 별도로 받는다.

종근당바이오도 보툴리눔 톡신의 첫 기술 수출 소식을 알렸다. 이 업체가 중국 큐티아 테라퓨틱스에 공급하게 되는 ‘타임버스(Tyemvers)’는 현재 개발 중인 A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계약 규모는 총 700만 달러(약 83억 원)다.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 200만 달러(약 25억 원)와 각 단계별로 성공할 때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 500만 달러(약 62억 원)를 포함한다.

이수앱지스도 1월 러시아 제약사 페트로박스(NPO Petrovax Pharm)와 희귀질환 치료제 ‘파바갈’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은 계약금과 마일스톤,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포함하고 있고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비공개하기로 했다. 제품 판매 지역은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CIS)을 대상으로 한다. 희귀질환인 파브리병의 치료제인 '파바갈'은 2014년에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제제로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35%에 이른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에빅스젠과 지난달 전략적 제휴 계약을 맺고 신약 후보물질 ‘AVI-3207’(습성 황반변성치료제)과 ‘AVI-4015’(안구건조증 치료제)를 기술 수출하기로 해 기대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 100억 달러(약 10조원)에 달하는 습성 황반변성치료제 후보물질 AVI-3207은 비교동물실험에서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의 루센티스(Lucentis), 바이엘의 아일리아(Eylea) 대비 20배 이상 적은 투여량으로도 혈관 신생을 유의하게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작년 기술수출 33건ㆍ13.4조 달성…올해 더 가파른 추세

▲SK바이오팜 조정우 사장이 11일 경기도 성남 판교 본사에서 6디멘션 캐피탈 레온 첸 대표이사, 이그니스 테라퓨틱스 에일린 롱 CEO와 화상으로 중국 기술수출 및 법인 설립 계약 체결 조인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팜)
올해 국내 기업의 기술 수출 실적은 2020년과 지난해보다 추세적으로 가파르다. 2020년에는 1~3월 기술 수출 실적이 전혀 없고 4월부터 본격적으로 기술 수출이 이뤄졌다. 지난해 1~2월에도 기술수출 성공은 알테오젠과 GC녹십자랩셀, 제넥신 등 3곳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올해는 1~2월에만 5개 제제에 대한 라이센스 아웃이 체결됐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무는 “지난해의 경우 국산 신약 개발을 최초로 4개나 이뤄냈고, 2018년에 비해 파이프라인도 2배 이상 늘었다“면서 “미국, 유럽 등의 글로벌 파마뿐 아니라 중국도 국가적 차원에서 투자를 진행하고 파트너십을 맺으려는 만큼 K바이오의 기술 수출은 지속해서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많은 기업들이 해외와 협상을 진행중이며 바이오 신약 쪽에서 최근 ADC치료제나 항체 관련 기술에 강점이 있는 기업들의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바이오산업의 해외 기술수출 실적은 총 33건, 13조 3720억 원으로, 전년보다 건수는 20%, 액수는 31.7% 증가한 수치다. 계약 규모를 밝히지 않은 기업을 감안하면 실제 계약금액은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주요 기술수출 사례로는 GC셀과 대웅제약, SK바이오팜 등이 있다. GC셀은 2조900억 원 규모로 지난해 1월 미국 아티바를 통해 다국적제약사 MSD에 세포치료제 관련 기술을 수출해 가장 큰 계약을 따냈다. 대웅제약은 자체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프라잔으로 기술수출 최대 성과를 냈다. 중국 상하이하이니와 3800억 원, 미국의 뉴로가스트릭스와 4800억 원, 콜롬비아 바이오파스와 340억 원 규모의 계약을 각각 체결해 단일품목 기술수출 규모로 1조원을 넘어섰다.

SK바이오팜은 두 건의 기술수출로 지난해에만 계약금 477억 원을 확보했고, 레고켐바이오는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와 체코 소티오바이오텍에 각각 1조1864억 원, 1조2127억 원 규모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맺었다. 제넥신도 인도네시아의 KG바이오와 코로나19 치료제ㆍ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GX-17로 1조 20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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