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삼시 세끼' 간편식, 가성비→건강으로 눈길 돌린다

입력 2022-03-20 08:00수정 2022-03-2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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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발발 3년 차에 접어들며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집밥족에 힘입어 HMR, 밀키트 시장이 크게 몸집을 불리는 가운데 업계는 간편함,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제품에서 건강에 방점을 찍은 제품군 육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쉐푸드 밀키트. (롯데푸드)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2700억 원에서 2020년 4조 원대로 커졌고, 올해는 5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간편식 주 소비층이 1인 가구, 맞벌이 가구에 치중됐다면 팬데믹으로 신규 고객층이 대거 유입됐다"라면서 "집에서 해먹는 시간빈도가 늘면서 '건강한 먹거리', '균형잡힌 식사'에 대한 의식이 과거 대비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이미 글로벌 식품기업들은 건강을 향한 소비자 관심에 대응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미국 간편식 시장 1위 네슬레는 2020년 5월 저지방, 저칼로리 콘셉트인 냉동식품 브랜드 '린 퀴진(Lean Cuisine)'의 진화버전 '라이프 퀴진(Life Cuisine)'을 론칭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냉동식품 브랜드 '스타우퍼스'를 비롯해 '린 퀴진'을 생산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 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팅. (현대그린푸드)

국내 기업들도 건강을 향한 소비자 수요에 발맞추고 있다.

오리온은 최근 자사 건강기능식품 '닥터유 면역수'와 현대그린푸드의 건강식 브랜드 '그리팅'과 손잡고 컬래버 마케팅을 진행했다. 그리팅은 당질과 칼로리를 낮춘 케어식단, 체중조절 및 근력 관리에 도움이 되는 챌린지식단 등 건강관리용 전문 식단뿐만 아니라, 씹기 편한 연화식과 반찬∙국∙영양밥 등 다양한 HMR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밀키트 업체 1위 프레시지는 건강, 특수식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꾸준한 투자를 단행해왔다. 최근에는 닭고기를 필두로 캐주얼 간편식을 만들어내는 허닭, 건강 특수간편식 브랜드 '닥터 키친'을 잇달아 품었다. 건강을 위해 대체 단백질을 찾는 소비자들, 기저질환자 들을 위한 맞춤형 식이 솔루션 수요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수산HMR. (사조대림)

'쉐푸드'를 필두로 HMR 사업에 힘주고 있는 롯데푸드도 연구실과 손을 잡았다. 숙명여대 한영실교수 맞춤식품연구실, 롯데푸드, 롯데중앙연구소와의 다자 협업을 통해 밀키트를 선보인 롯데푸드는 향후 레시피 개발을 맡아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식품안전, 품질 관리 등의 문제로 HMR 볼모지로 꼽히는 '수산 분야'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사조대림은 지난해 말 수산 HMR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이 보유한 수산제품 제조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수준 있는 제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올해에도 사조대림은 다양한 해산물을 활용한 밀키트 형태의 수산 HMR 제품을 추가로 선보여 소비자 편의성과 선택의 폭을 넓히고 시장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더비비고. (CJ제일제당)

다만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가격대는 풀어야 할 과제다. 건강과 프리미엄을 주로 콘셉트로 삼는 만큼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이 지난 2020년 나트륨을 확 낮추고 영양은 높이는 등 건강을 콘셉트로 만든 HMR브랜드 '더비비고'는 일반 HMR 제품과 일반 '비비고' HMR 제품과 비교해 평균 1.5~2배 비싸다.

'건강한 음식은 맛없다'라는 소비자들의 편견도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강 간편식은 과거에는 연화식 등 환자들이 먹는 음식으로 취급되거나 프리미엄 콘셉트로 제품화돼 맛이 없다는 편견, 비싼 가격대 등 진입장벽이 높았다"라면서 "하지만 간편식 시장이 성숙기를 거치면서 업체들도 점점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글루텐 프리', '저탄수', '닭고기 대체단백질' 등 마케팅에 변화를 주는 등 시장공략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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