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보드카는 미국 드라마 ‘매드맨(Mad Men)’과 ‘섹스앤더시티’, 영화 ‘007’ 시리즈에서 주인공들이 즐겨 마시며 오랫동안 미국 주류 시장에서 지배적인 입지를 차지해왔다. 보드카는 1970년대부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술로, 2021년에는 73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디아지오의 ‘스미노프’와 ‘케틀원’, 컨스텔레이션브랜즈의 ‘스베드카’, 페르노리카의 ‘앱솔루트’, 바카디의 ‘그레이구스’, E&J갤로의 ‘뉴암스테르담’ 같은 보드카 브랜드들을 성장시켰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데킬라와 위스키 같은 다른 주류의 시장 점유율이 커지면서 보드카의 성장은 크게 둔화했다. IWSR드링크마켓애널리시스에 따르면 2010년만 해도 미국 내 전체 양주 시장에서 보드카 점유율은 33%로 가장 컸다. 위스키, 스카치, 아일랜드 위스키 등 위스키의 시장 점유율은 24.6%, 데킬라, 메즈칼 같은 아가베계 양주류는 6.1%였다. 그러나 2020년 보드카 점유율은 32.1%로 10년 전에 비해 낮아진 반면, 위스키 카테고리는 30.%, 아가베계 양주류는 9.4%로, 보드카를 제외한 나머지 카테고리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카테고리가 2022년 말까지 규모 면에서 보드카를 추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전체 카테고리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고려할 때 위스키는 현재 보드카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데킬라와 메즈칼의 폭발적인 인기는 보드카를 희생시킨 결과이기도 하다. 미국 주류 산업은 2021년에 12% 성장한 358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데킬라와 메즈칼이 총 주류 매출 증가의 31% 이상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러시아산 수입 금지 영향이 별로 없을 거라고 보고 있다. 미국의 보드카 수입량은 미국 내 소비량의 1% 미만이기 때문이다. IWSR드링크마켓애널리시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소비되는 보드카의 약 절반이 미국에서 생산된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보드카 생산국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지만 90% 이상이 러시아 내에서 소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