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의장직을 사임하고 카카오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앞서 네이버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글로벌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의 행보와 겹쳐지는 부분이다.
김범수 의장은 14일 전자 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래 10년 핵심 키워드인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 ‘비욘드 모바일’(Beyond Mobile)에 집중하기 위해 글로벌 전략을 재편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카카오 이사회에서 사임하며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는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김범수 의장이 직접 컨트롤하고 있는 기구다. 올해 초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잠시 센터장을 맡았던 곳이기도 하다. 현재는 남궁훈 내정자 외에 김기홍 부사장, 신민균 부사장, 조한상 부사장, 권미진 부사장 등 카카오 내부 핵심 인력들을 배치하며 미래 사업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김 의장이 이사회 의장은 사임하지만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은 유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지휘에 매진한다. 카카오 미래 10년 핵심 키워드인 ‘비욘드 코리아’는 김범수 센터장이, ‘비욘드 모바일’은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맡게 되는 셈이다.
김 의장의 행보는 포털 라이벌 기업인 네이버의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의 경영 스타일과 일맥상통한다. 이해진 GIO는 2017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글로벌투자책임자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해왔다. 이후 지난해 네이버라인과 야후재팬을 통합한 ‘Z홀딩스’를 출범시는 성과로 이어졌다. 네이버 매출의 20% 가량을 맡고 있는 커머스 분야는 일본을 중심으로 고성장을 이루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김범수 의장이 사임하지만 남궁훈 대표 내정자가 글로벌 사업 집중 의지를 밝힌만큼 미래이니셔티브 센터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후방 지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의 최대주주인 만큼 공동체 전체의 미래 성장에 대해 끊임없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첫 발걸음으로 보인다”며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에 핵심인물을 배치한 만큼 의장직 사임이 경영 후퇴가 아닌 선택과 집중의 의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