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 2년 반 만에 서울에서 대면 콘서트를 열었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의 길목에 서 있는 가운데, 이들이 국내 최대 규모의 콘서트를 열면서 이번 공연이 대중음악공연 업계의 중요한 분기점 될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일에 이어 12~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를 열었다.
14일 소속사 빅히트 뮤직에 따르면 지난 사흘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연 대면 콘서트 관객이 온·오프라인 등을 합쳐 총 246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속사는 “공연장 입장 4만5000명, 10·13일 온라인 스트리밍 102만명, 12일 전 세계 극장 라이브 뷰잉 140만명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4만5000명이 모인 오프라인 콘서트는 회당 1만5000명씩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최대 규모였다. 문체부는 현재 좌석 수를 기준으로 수용 가능 인원의 50% 이내, 실내 시설의 경우 4000명 이내에서 공연을 승인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올림픽 주경기장 좌석 수 6만5599석의 23% 수준인 1만5000명을 신청해 공연이 가능했던 셈이다.
이번 콘서트 또한 공연장 내 수용인원 제한 불가피함에 따라 영화관에서 공연 관람할 수 있는 ‘라이브 뷰잉’ 행사를 함께 진행했다. 전 세계 75개국 영화관 3711곳에서 실시간 상영된 라이브 뷰잉 관객은 140만명으로, 전 세계 극장 이벤트(영화 외 콘텐츠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이벤트) 기준으로 최다 관객 신기록이다.
전 세계 극장 생중계 콘서트를 통해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린 것으로도 전해졌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13일(현지시간) BTS 콘서트가 3260만 달러(403억 원) 글로벌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BTS 서울 콘서트는 북미 극장가에선 684만 달러(84억6000만 원) 티켓 판매고를 올렸다. 버라이어티는 “단 하룻밤 (영화관) 이벤트로는 보기 드물게 BTS 콘서트 생중계가 블록버스터급 성과를 냈다”고 했다.
방탄소년단 콘서트는 미국과 캐나다 극장 803곳에서 상영됐는데,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댈러스, 휴스턴, 시카고 등지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선 매진 사례가 이어졌다.
공연업계에서 방탄소년단이 2년 반 만에 서울에서 개최한 콘서트의 의미는 남다르다. 공연업계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분야 중 하나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실내 공간에서 이뤄지는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피해를 고스란히 맞아야 했다. 일부 공연이 열리긴 했지만, 대규모 콘서트 개최는 사실상 불가능했기에 완전한 회복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적인 파급력을 가진 방탄소년단이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업계에서는 비슷한 규모의 콘서트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이후 위너, 레드벨벳, 스트레이 키즈, 트레저 등의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다음 달 8∼9일(이하 현지시간)과 15∼1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콘서트 열기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