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 곡물 수출 금지령...경제 30년 후퇴 불가피

입력 2022-03-1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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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EEU 대상 6월 30일까지 곡물 수출 금지
백설탕과 원당 수출은 8월 31일까지 금지
러시아, 우크라이나 세계 밀 보리 수출량의 3분의 1
40년간 쌓아올린 경제성과 3주 만에 수포로 돌아갈 수도

▲대두가 창고 용기에 쏟아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옛 소련 국가들에 대한 곡물과 설탕 수출을 일시 금지한다. 러시아 경제가 서방 제재로 직격탄을 맞자 피해 최소화에 나선 것이다. 러시아의 이 같은 안간힘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으로 러시아 경제가 30년 후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밀·보리 등 주요 곡물과 설탕에 대해서 유라시아경제연합국(EEU)으로의 수출을 일시 중단하는 정부령에 서명했다. EEU는 러시아와 구소련 국가인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을 말한다.

러시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밀과 보리, 호밀, 옥수수 등 곡물 수출 금지는 15일부터 시작돼 6월 30일까지 계속된다고 밝혔다. 백설탕과 원당 수출은 8월 31일까지 금지된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 맞서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곡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도 치솟았다.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소용돌이에 빠지면서 공급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면서다.

▲국제 밀 가격 추이. 단위 부셸당 센트. 한국시간 15일 오후 3시 15분 현재 1117.5센트.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러시아의 곡물 수출 제한 방침이 알려지면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밀 선물 가격은 3.8% 급등했다. 이후 곡물 수출 제한이 EEU에 국한되자 가격 상승 폭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글로벌 곡물 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독일 DPA통신은 “러시아는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이라며 “곡물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 글로벌 곡물시장의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과 보리 수출량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서방 제재로 러시아 경제는 급속히 후퇴할 것으로 분석됐다. 서방사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대가로 전례 없는 제재를 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러시아 은행을 퇴출시키고 국외 자산도 동결했다.

이에 1980년대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 러시아 경제가 40년간 쌓아올린 성과가 불과 3주 만에 수포로 돌아갔다는 평가다.

달러 대비 루블 가치는 40% 폭락했고 골드만삭스, 스타벅스, 포드, 펩시, 비자, 페이팔,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우량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베어링스 투자 연구소의 크리스포터 스마트 수석 전략가는 “러시아는 경제 성장에 힘입어 신흥 중산층이 생겨났는데 이들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푸틴이 처음 대통령 자리에 오른 2000년 러시아 인구의 38%가 하루 5.5달러 미만으로 생활했다. 2018년 그 수치는 90% 이상 감소해 인구의 3.7%에 불과했다. 이런 성과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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