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에 특혜를 주는 대가로 50억 여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첫 재판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곽 전 의원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한 기분"이라고 강변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곽 전 의원은 "구속영장을 보면 내가 하나은행에 부탁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참여하도록 했고 금전을 요구했다고 적시돼있다"면서 "공소장에는 이런 부분이 모두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소장에 피고인이 어떤 잘못을 해서 이를 처벌한다는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 하나씩 말하고 방어할 기회를 주신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두 사건의 증거가 같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등의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추가 기소 사건을 곽 전 의원과 병합해 심리하기로 했다.
김 씨가 회사 자금을 이용해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준 만큼 해당 돈에 대한 횡령죄와 뇌물 수수의 증거가 동일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재판부에 "증거를 열람등사할 시간을 충분히 달라"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2016년 곽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아 재판에 함께 출석한 남욱 변호사 역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검찰은 김 씨가 하나은행을 경쟁 컨소시엄에 뺏기지 않으려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성균관대 학연이 있는 곽 전 의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청탁해 곽 전 의원이 이를 이행하고 대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곽 전 의원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경법 위반(알선수재,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또한 검찰은 남 변호사가 곽 전 의원에게 2016년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곽 전 의원과 남 변호사는 이 자금을 '변호사 비용'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