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에 신음하는 서른아홉 살들의 삶이 안방을 눈물짓게 했다.
17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 8회 시청률은 8.1%(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지난 회보다 1.8P 상승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마침내 사기 전과자 생모(生母)를 만나러 간 차미조(손예진 분)부터 시한부 사실을 부모님께 전한 정찬영(전미도 분)까지 휘몰아치는 시련들에 아파하는 모습들로 먹먹한 여운을 안겼다.
생모의 정체를 알게 된 차미조는 혼란과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박정자(남기애 분)가 ‘(너가) 너무 고와서 차마 말해줄 수 없었다’고 했지만 이는 좋은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으로 다가왔다. 예상대로 생모는 사기 전과 7범, 교도소에 수감 중인 범죄자. 낳아준 엄마를 그토록 궁금해했던 차미조에게는 비극적이고 잔인한 진실이었다.
차미조가 힘겨워하던 때 동생의 파양 전말을 알게 된 김선우(연우진 분)는 파양을 종용한 아버지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적반하장인 태도에 좌절했다. 마음이 복잡해진 그는 차미조에게 오해도 사고 말았다.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하자는 제안을 거절해 차미조로 하여금 서운한 감정을 들게 한 것. 김선우의 속사정을 모르던 차미조는 앞서 보육원 출신을 싫어하는 김선우 아버지의 태도가 떠올라 거절의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았다. 설상가상으로 생모의 전과자 신분은 그녀의 평정심마저 흔들어 오해를 확신하게 만들었다.
김선우가 아버지와 갈등하며 해답을 찾아가는 사이 차미조의 오해와 억측은 점점 부풀어 올랐다. 자기도 모를 분노와 두려움에 휩싸인 차미조는 결국 “내가 부끄러워요? 내가 고아여서? 내가 입양아여서? 왜 막상 인사하려고 하니까 겁나? 내 친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서 겁나?”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김선우는 제어되지 않는 감정들을 마구 쏟아내는 차미조를 끌어안으며 울음을 멈출 때까지 사과했다.
김선우는 그간의 일을 털어놓으며 사과 없는 아버지와의 절연 선언과 먼 훗날 실현할 입양 계획을 밝혔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결혼’을 꺼내며 은근슬쩍 청혼을 하기까지 했다. 늘 마음속에 불안감을 지닌 차미조에게 평온과 믿음을 심어주는 김선우의 존재는 설렘을 넘어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폭풍 같은 혼란의 시간을 보낸 뒤 차미조는 정찬영과 장주희(김지현 분) 그리고 김선우에게 비로소 생모에 대해 털어놨고 마침내 생모를 만나러 나섰다. 교도소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정찬영, 장주희, 김선우 앞에 면회를 끝내고 나온 차미조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이어 “내가 떠나기 전에 그날이 온 것은 선물 같지만, 이렇게 아프게 울 줄은 몰랐다”라는 정찬영의 내레이션이 흐르며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