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급등과 함께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자동차 사용 빈도가 지난해보다 더 감소한 영향이다. 대형사들은 1%대 인하를 예고한 가운데, 중소형사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다.
2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보사 11곳의 지난달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79.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월(84.7%) 대비 약 5%p 이상 개선된 수치다. 업계 적정 손해율은 78~80% 정도다. 이 정도 수준을 기록한 경우 흑자를 본 것으로 간주한다.
지난 1월과 비교했을 때에도 자동차 손해율은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월 평균 손해율은 지난 1월 평균 손해율(84.48%)과 비교했을 때 약 5%포인트(p) 내려갔다.
중소형사들의 손해율 수치도 크게 개선됐다. 메리츠화재는 손해율 71%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2%p 낮아졌다. KB손해보험의 경우 손해율 75.8%를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
전체 손보사 중 손해율이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된 곳은 롯데손해보험이다. 롯데손보의 경우 손해율 77.3%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4%p 감소했다. 이밖에 한화손해보험이 5.5%p 감소한 76.4%를 기록했으며 흥국화재 81%, AXA손해보험 87.5%, MG손해보험 86.3%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손해율이 개선된 원인으로 유가 상승과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된 점을 꼽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월 평균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전월 대비 10.7% 올랐다. 이로 인해 휘발유 가격도 리터당 2000원을 넘기도 했다. 기름값이 오르자 교통량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소형사들도 자동차보험료 인하 행렬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수년간 손해율 추이를 고려하면 인하 여력이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중소형사 보험사들도 "아직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앞서 대형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1%가량 낮추기로 했다. 삼성화재가 선제적으로 내달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평균 1.2%를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힌 데 이어, 현대해상과 DB손보도 개인용 보험료를 각각 1.2%, 1.3% 낮추기로 했다.
이어 최근에는 KB손보와 메리츠화재가 내달부터 책임 개시되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4%, 1.3% 내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점유율이 높은 대형사들은 지난해 흑자를 바탕으로 소폭 인하를 단행했지만, 중소형사들은 오미크론 확산과 유가 상승으로 교통량이 줄어든 일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라며 “앞으로 오미크론 확산 정점을 지나면 손해율은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