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규제 이후 시총 4700억 달러 증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자사주 매입 규모를 250억 달러(약 30조5000억 원)로 당초 계획보다 100억 달러 늘리기로 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자사주 매입 예정 규모를 250억 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1년도 안 돼 다시 한번 자사주 매입 규모 확대에 나서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가 돌연 좌초된 후인 2020년 말 자사주 매입액을 100억 달러로 늘린다고 발표했고 지난해 8월에는 150억 달러로 확대했다. 이 기간 4700억 달러가 증발한 시가총액을 일부 만회하기 위한 조치였다.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기술 기업들은 이전까지 배당금이나 자사주 매입과 같은 대규모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거의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2년간 중국 당국이 차량공유서비스에서부터 온라인 교육에 이르기까지 기술 기업 전반에 대대적인 규제를 강화한 여파에 주가가 급락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 계획은 2024년 3월까지 2년 동안 유효하다. 알리바바는 이미 지난 18일까지 미 증시에서 92억 달러어치인 5620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도 발표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전날보다 4.35% 떨어진 103.59달러로 마감했으나 22일 홍콩증시에서는 9% 넘게 급등 중이다.
이에 블룸버그는 이번 알리바바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 경제와 시장을 "가능한 한 빨리" 지원하고 기술 분야에 대한 규제를 끝낼 것을 시사하며 이뤄진 투자 심리 개선과 맞물려 주가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