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 때문에”...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채권 발행 연기

입력 2022-03-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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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발행 시점은 언급하지 않아
셀라야 재무장관 “3~4월 사이 채권 발행 선호”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티구오 쿠스카틀란/로이터연합뉴스

중미 엘살바도르가 세계 첫 비트코인 채권 발행을 연기하기로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알레한드로 셀라야 엘살바도르 재무장관은 이날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적당한 시점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당초 계획했던 10억 달러(약 1조2146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 채권 발행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는 당초 이달 15~20일 사이에 비트코인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후로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자 채권 발행 연기가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6만7500달러를 웃돌았던 비트코인은 현재 4만2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셀라야 장관은 앞서 비트코인 발행 시점이 "국제적 상황에 달려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셀라야 장관은 이날 향후 구체적인 발행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3월에서 4월 사이에 발행하는 것을 선호한다. 5월과 6월에는 가능하겠지만, 시장 변수가 달라질 것이고, 9월 이후 비트코인 채권의 경우에는 사전에 자금 조달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셀라야 장관은 10억 달러 규모 발행인 비트코인 채권에 15억 달러어치의 초과 청약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가상화폐) 비트코인에 법정통화 자격을 부여하는 등 비트코인과 관련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태평양 연안에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히면서 연이율 6.5%의 비트코인 채권을 발행해 도시 건설 비용을 충당할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채권은 정부가 아닌 엘살바도르 국영 에너지 회사가 발행할 예정이며 정부가 이 채권을 보증하는 형태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국고로 비트코인을 여러 차례 사들이는 등 비트코인의 베팅을 확대하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재정 위험성 등을 들어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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