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편의점 10곳을 돌았는데도 한 개도 못구했어요. 다른 동네까지 원정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28세 직장인 최 모씨)
#“이제 60개 모았어요. 이제 91개만 모으면 되는데 제품 자체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네요” (25세 대학생 대학생 박 모씨)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습니다. 지난달 재출시된 ‘포켓몬빵’ 때문이데요. 포켓몬빵을 구하기 위해 편의점에서는 ‘오픈런(매장이 열리자마자 뛰어들어가 구매)’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옛 추억을 그리워하는 어른이(어른+어린이)들과 최근 인기에 호기심을 가진 진짜 어린이들까지 포켓몬빵에 대한 열정이 뜨겁습니다. 그런데 이런 포켓몬 열풍이 그저 웃고 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과열된 인기에 ‘범죄 미끼’ 악용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포켓몬빵이 처음 등장한 것은 16년 전인 1998년 입니다. 첫 출시 당시에도 월 평균 500만 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인기요인은 단연 ’띠부씰(뗐다 붙일 수 있는 캐릭터 스티커)‘ 이었는데요.
포켓몬빵을 재출시한 SPC삼립은 이번에도 포켓몬스터 캐릭터 띠부씰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현재 판매중인 포켓몬빵에는 총 159종의 띠부실이 동봉됐습니다.
이 빵이 유행했던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 학생이었던 2030세대들은 옛 추억을 찾아 다시 이 빵을 찾고 있는데요. 여기에 어린이들까지 포켓몬 띠부씰 모으기에 합류했습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에 포켓몬빵은 재출시 4주 만에 판매량 600만 개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빵 종류는 ‘돌아온 고오스 초코케익’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을 포함해 ‘피카피카 촉촉치즈케익’ ‘파이리의 화르륵 핫소스팡’ ‘디그다의 딸기 카스타드빵’ ‘꼬부기의 달콤파삭 꼬부기빵’ ‘푸린의 폭신폭신 딸기크림빵’ 등 총 7가지입니다.
포켓몬빵이 워낙 인기를 끌다보니 일부 편의점에서는 소비자들이 포켓몬빵이 입고 되는 시간에 몰려드는 ‘오픈 런’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포켓몬빵을 찾아대는 고객들때문에 편의점들은 ‘조기품절’ ’포켓몬빵 없습니다‘ 등의 문구를 붙여놓는 편의점들이 다수 입니다.
얼마나 인기가 많은 지 포켓몬 띠부실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리셀’도 됩니다. 빵 스티커 중 인기 캐릭터나 구하기 어려운 캐릭터의 스티커 가격은 한 장당 2만~5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인기가 많다 보니 각종 부작용도 속출합니다. 포켓몬빵에서 스티커만 갖고 빵은 별도로 중고거래 사이트에 되팔거나 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버리는 것도 문제이지만 중고로 파는 것도 문제입니다. 현행법상 포장을 뜯은 식품을 중고거래하는 건 엄연한 불법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식품위생법은 제조·가공해 최소판매 단위로 포장된 식품을 허가·신고 없이 판매 목적으로 포장을 뜯어 분할해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포장을 뜯으면 유해 미생물에 오염되거나 부패하는 등 변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편의점주들은 다른 상품에 포켓몬 빵을 끼워 팔아 논란이 됐습니다. ’세트 상품‘이라며 포켓몬빵을 뻥튀기과자 2개와 함께 묶어 6500원에 판매하거나, 페레로로쉐와 함께 포켓몬빵을 2만1800원에 판매한 것이죠.
어떤 다른 편의점은 ‘단골고객 및 일반 상품 3만 원 이상 구매 영수증 지참자에 한해 포켓몬 빵을 판매하겠다’는 안내문을 붙였다가 혼쭐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이정도는 귀여운(?) 수준입니다. 포켓몬빵의 인기를 악용한 성범죄도 발생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 수원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60대 남성 A씨는 지난 20일 오후 8시쯤 편의점에 포켓몬 빵을 사러온 11세 B양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A씨는 ‘빵을 찾아주겠다’며 B양을 편의점 창고로 유인한 뒤 성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각종 부작용까지 속출할 정도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빵. 왜 이렇게 열광하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 밖 외출이 쉽지 않아 지면서 걱정 없이 뛰놀았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당시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빵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포켓몬빵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희귀템으로 등극하자,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더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 공급 부족은 포켓몬빵 인기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현재 편의점 3사에는 점포당 포켓몬빵 종류별 1개씩만 발주할 수 있도록 발주 제한이 걸려있다고 합니다. 시스템상으로는 포켓몬빵 7종류를 1개씩, 총 7개를 주문할 수 있지만, 실제 배송은 2~3개뿐이라고 하는데요.
이와 관련해 SPC 측은 “현재 포켓몬빵을 최대한 많이 공급하기 위해 관련 생산설비를 24시간 내내 가동하고 있음에도 제품 구입을 원하시는 모든 분들께 원활히 공급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문제로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