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규제 서막?....CJ ENM 철회

입력 2022-03-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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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말부터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물적분할 이슈에 대해 정치권이 본격적인 규제의 칼날을 꺼냈다. CJ ENM은 당초 계획한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한 가운데 향후 상장사의 관련 움직임이 주목된다.

25일 국회관계자에 따르면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시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주식을 우선 배정한다’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물적분할이란 모회사가 신설된 자회사의 주식을 전부 소유해 자회사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는 기업 분할을 뜻한다. 앞서 LG화학, 포스코 등이 핵심 사업 부문을 뜯어내 다시 상장시키는 행태가 잇따르며 가치 이탈을 이유로 기존 투자자들의 불만을 표출됐다.

이용우 의원은 앞선 21일 기업의 물적분할에 관한 이사회 결의 시 이사회 결의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대표발의했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 인수의 청약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현행법에서는 주권상장법인이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등 제한된 경우에 한하여 특정한 자에게 신주인수의 청약 기회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분할로 설립되는 회사를 증권시장에 상장시키기 위해 신주를 모집하는 경우 모집하는 신주의 100분의 50 이상을 분할되는 회사의 주주들에게 우선 배정하도록 명시했다.

다만, 주식 우선배정대상에서 대주주는 제외된다. 따라서 기업이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에는 자회사가 발행하는 신주의 100분의 50 이상을 소액주주에게 우선배정해야 하고 이때 소액주주는 공모가로 자회사의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역시 대선 공약으로 기업이 인수합병(M&A) 등으로 매각돼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경우, 피인수 기업 주주에게도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당선인 측은 소액주주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끔 현재의 주식 상장폐지 요건을 한층 강화하고 상폐 시에는 해당 종목을 장외거래소로 이관하는 등 단계별 관리체계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같은 날 CJ ENM은 물적분할을 통해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방안을 철회했다.

CJ ENM은 지난해 11월 영화 라라랜드를 제작한 글로벌 스튜디오 미국 엔데버 콘텐트를 인수하면서 물적분할을 통한 별도의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급변하는 ‘물적분할’ 관련 규제 영향으로 당초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자 피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에서 물적분할을 ‘밀어붙이기식’으로 단행한 것과 다른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선 일부 기업의 향후 물적분할 계획을 점치기도 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KT가 주인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대주주 지분율 변동이 수반될 수 있는 인적 분할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며 “구현모 최고경영자(CEO)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내년에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로의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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