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분야 30개 과제 담은 '신정부에 바라는 기업정책 제안서' 전달
경총은 △규제 방식 전환과 상법·공정거래법 개선 △상속세 및 법인세 개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유연성 제고 △근기법·노조법 및 최저임금제도 개편 △중대재해처벌법 보완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 재설정 △연금개혁 및 고용보험 지출 효율화 등 6대 분야의 다양한 내용을 제안서에 포괄적으로 담았다.
경총 측은 “자유로운 기업 환경 조성을 위한 경영계 제언이 인수위 정책에 구체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어 “손경식 회장이 21일 윤 당선인과 간담회에서 강조한 노동개혁 및 노사관계 선진화,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등 주요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제안서는 6대 분야로 나뉘어 있지만 기업 규제 법ㆍ제도 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안전한 일터 조성 등 크게 세 가지로 묶을 수 있다.
우선 법ㆍ제도 개선 부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기업인의 합리적 의사결정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및 배임죄 적용 배제(상법), 의결권 제도 개선 및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상법), 사익편취 심사지침 중 일감 몰아주기 판단기준 및 제외기준 삭제ㆍ완화(공정거래법) 제안이다.
경총은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25%로 인하하고,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에만 적용되는 일률적 최대주주 주식 할증(20%) 평가를 폐지해달라고 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재 25%에서 22%로 인하해 줄 것도 건의했다.
경총은 신정부가 추진해야 할 핵심 노동개혁 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와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노동법제 선진화를 선정했다.
구체적으로 현행법상 최대 2년을 초과할 수 없는 사용기간 제한을 당사자가 합의할 경우 최대 2년 추가 연장(기간제법)할 수 있도록 하고, 파견 허용업무 규제방식을 현행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에서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으로 전환(파견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이 사회 통념상 합리적인 경우 집단적 동의 요건을 적용하지 않고 의견 청취로 갈음(근로기준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총은 대체근로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노동조합법 조항을 삭제해 쟁의행위 기간 중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한 사용자 방어권 인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생산 주요 업무시설뿐 아니라 사업장 내 모든 시설에 대한 노조의 점거도 금지하는 것을 법으로 명시할 것을 주문했다.
경총은 기업들이 큰 부담을 가진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촉구했다. 법률상 경영책임자 의무 내용을 명확하게 하고 경영자에 대한 하한형(1년 이상)의 징역형 삭제 등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산업안전 정책 기조를 처벌 위주에서 예방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등 선진국형 산재예방행정체계 구축도 건의했다.
이밖에 경총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및 기업 지원을 확대해야 하며,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 이관 논의가 진행 중인 국민연금공단 대표소송 결정권한을 현행 기금운용본부가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시민단체와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큰 수책위로 이관되면 소송 남발로 인한 기업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줄곧 반대해왔다.
이동근 경총 부회장은 "제안서에 담긴 과제들이 향후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며 "법률개정 사항 등 장기 검토 과제에 대해서는 신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면서 경영계의 목소리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