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탈원전 블랙리스트' 관련 산업부 압수수색…"인사권자 눈치 보는 슬픈 초상"

입력 2022-03-27 16:31수정 2022-03-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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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의 일명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원전 관련 부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25일 오후 직원이들이 모여 있다. (뉴시스)

검찰이 '탈원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를 압수수색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산업부를 고발한 지 3년 만에 강제 수사에 나서서다.

27일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눈치를 보다가 인사권자가 바뀌자 수사에 착수했다는 시각이 주된 가운데 정당한 수사 절차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인사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검찰의 슬픈 초상 내지는 비열한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압수수색은 범죄 증거물을 수색하는 것으로 범죄 또는 수사 개시 시점과 근접해야 한다"며 "지금 검찰의 압수수색은 의미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수사를 했던 검사가 좌천됐다"며 "이후에 임명된 검사들은 현 정부와 가까울 텐데 법조인으로서는 수사를 해야 되지만 눈치를 보다가 정권이 바뀌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출신인 이연주 변호사는 "혐의 내용이 어떤지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도 "윤석열 당선 이후 검사들의 기가 살아서 자신의 세상이 왔다고 여기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변호사는 "김 전 환경부 장관의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대법원 유죄가 확정되면서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가 순서대로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부의 '탈원전 블랙리스트' 의혹은 2019년 1월 자유한국당의 문제 제기로 불거졌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4곳의 기관장과 한국전력 자회사 4곳의 사장들이 산업부 장·차관의 압박으로 일괄 사표를 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임기가 남은 기관장들을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사퇴시켰다는 취지다.

자유한국당은 백운규 전 장관과 이인호 전 차관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고발했다.

자유한국당이 공개한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공공기관장은 문재도 전 무역보험공사 사장, 김경원 전 지역난방공사 사장, 강남훈 전 에너지공단 사장, 김영민 전 광물자원공사(현 광해광업공단) 사장이다. 당시 이들의 임기는 6개월~1년9개월 남아있었다.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진 한전 자회사 사장은 장재원 전 남동발전 사장, 윤종근 전 남부발전 사장, 정하황 전 서부발전 사장, 정창길 전 중부발전 사장이다. 이들은 2017년 9월 일괄 사표를 제출했는데 당시 잔여 임기는 1~2년이었다.

한편, 대법원은 올해 1월 김 전 환경부 장관에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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