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중 제조업은 양호, 서비스업 둔화
향후 권역별 경기, 소폭 개선될 전망
부산지역 집값 상승세 둔화 커
올해 1분기 중 우리나라 지역 경제가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오미크론 확산으로 소폭 감소한 탓이다.
수도권과 제주권 등 전국 대부분 지역 집값 상승세는 둔화했다. 대경권(대구·경북)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부산 지역의 경우, 작년 11월 이후 집값 상승세가 크게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2022년 3월)'에 따르면 1분기 중 권역별 경기는 소폭 악화한 호남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충청권, 강원권, 대경권, 동남권 등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 전 분기 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작년 4분기 수도권 및 충청권(보합)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 소폭 개선됐던 것과 비교하면 나빠진 흐름이다.
지난 2월 10일부터 3월 8일까지 한국은행 15개 지역본부가 실시한 업체 모니터링 결과 및 입수 가능한 통계를 토대로 종합 판단한 결과다.
향후 권역별 경기에 대해 보고서는 "제조업 생산이 수출 호조 지속 등으로 1분기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이 방역 조치 완화에 따른 경제활동 증가 및 소비심리 개선 등의 영향으로 늘어나면서 대부분 권역에서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 가능성,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올 1분기 지역경제는 제조업 생산이 이끌었다. 대경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소폭 증가하거나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오미크론 확산 등으로 인해 서비스업 생산은 주춤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대경권, 강원권, 제주권이 보합세였으며 수도권,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은 소폭 줄었다.
향후 제조업 생산은 수도권, 동남권 및 호남권이 1분기에 비해 소폭 증가하고 나머지 권역은 1분기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업 생산의 경우, 대부분의 권역에서 1분기에 비해 소폭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보고서는 "대체로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점업이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및 방역 조치 완화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운수업도 여객수요 회복 등으로 대부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밝혔다.
1분기 중 소비는 제주권이 소폭 증가했으나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 강원권은 소폭 줄었다. 수도권, 대경권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향후 소비는 정부의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경제활동 증가 및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대부분의 권역에서 1분기에 비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부 권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 장기화 및 물가 상승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1~2월 중 주택매매가격(월평균, 전분기말월대비)은 대부분 권역에서 주택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상승폭이 축소됐다. 대경권은 하락으로 전환했다.
수도권의 경우, 주택매매가격이 0.01% 상승해 작년 4분기(0.74%)에 비해 상승폭이 축소됐다. 인천은 정비사업(재건축 등) 진척 지역을 중심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서울 및 경기는 금리상승 및 가계 대출 관리 강화 등에 따른 매수 심리 위축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대경권은 유일하게 집값이 하락 전환했다. 이 지역 주택매매가격은 작년 4분기 상승세(0.21%)에서 하락(-0.005%)으로 전환됐다. 대구는 △높은 수준의 입주물량 공급 지속 △미분양 증가 및 주택가격 하락 기대 강화 등의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하락폭이 확대됐다. 경북은 구미, 김천 등을 중심으로 한 비규제지역 풍선 효과가 다소 약화하면서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 밖에 부산지역 주택가격 상승세가 큰 폭으로 둔화한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한은 부산본부가 지역경제보고서에 수록한 '현장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부산지역 주택가격 상승세가 빠르게 둔화했다.
매매가격은 2021년 하반기 들어 전월 대비 상승률이 0.9~1.0%로 나타났다가 11월 0.7%, 12월 0.2%로 하락한 데 이어 올 2월에는 0.1%까지 낮아졌다.
이와 같은 부산지역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는 금융기관의 대출 증가율 한도 소진, 정책당국의 가계대출 기준 강화, 대출금리 상승 등의 요인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리포트는 "향후 주택 매매가격이 가계대출 규제 추가 강화, 주택 공급물량 증가 등으로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