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음주문화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기존에는 회식 등의 단체 음주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집에서 혼자 마시는 혼술족, 홈술족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와인, 위스키, 수제맥주 등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과 관련 상품의 매장 내 비중을 높이고 특화 매장을 만드는 등 이들 수요 흡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가 주류 판매 규모를 늘리는 가운데 GS25는 주류로 매장 3분의 1을 채운 주류 특화형 플래그십 스토어 'GS25전주본점'을 오픈했다.
이 매장은 전체 60평의 면적 중 20평이 주류 전용 공간으로 이뤄져 있으며, 40평은 일반 매장 공간으로 마련됐다. 주류 전용 공간에는 △5대 샤또 포함 와인 600여종 △양주(위스키·리큐르·보드카) 300여종 △기타(전통주·수제맥주) 100여종 등 전체 1000여종의 다양한 주류 상품들이 준비된다.
전주시 지역에 주류 특화형 매장을 선보이게 된 배경에는 주류 스마트 오더 서비스인 ‘와인25플러스’의 고객 데이터에서부터 비롯됐다. GS25가 ‘와인25플러스’의 2021년 지역 별 주문 비중을 살펴본 결과 서울을 제외한 기타 지역의 주류 구매 비중이 70%를 넘어섰던 것이다.
김유미 GS25 음용기획팀 MD는 "그동안 지역의 주민들이 만나보기 어려웠던 주류 상품들을 가까운 편의점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할 수 있게 이번 주류 특화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이게 됐다”면서 “매장 확대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고, 주류 상품군도 강화해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와인 수요 증가에 대응해 '와인특화매장'을 늘릴 방침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말 복층 구조인 'KT강남점'의 층 하나를 와인과 샴페인으로만 채워 화제가 됐다. 이 매장은 세븐일레븐이 과거 카페형 편의점이었던 매장 구조를 바꿔 와인 콘셉트숍으로 탈바꿈한 '와인스튜디오'다.
대형마트들도 와인 특화 매장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잠실점에 1322㎡(약 400평) 규모의 매장 중 70%를 와인 전용 매장 '보틀벙커'로 꾸몄다. 보틀벙커는 1만 원 이하부터 8900만원을 호가하는 제품까지 총 4000여종의 와인을 갖춘 주류 전문 매장이다.
홈플러스도 지난 2월 인천 홈플러스 간석점을 리뉴얼 하면서 396.69㎡(120평) 규모의 주류 매대를 만들었다. 그중 231.4㎡(70평) 매대 공간이 1300종의 와인으로 채워졌으며 이마트는 지난해 9월 선보인 주류 전문 매장인 '와인 앤 리큐르'을 확대하고 있다. 와인 앤 리큐르 매장은 숍인숍 개념의 이마트 내 전문 주류숍이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주류 매대 비중을 높이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올해(1월~3월10일) 와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3.2% 증가했다. 와인에 이어 위스키도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GS리테일의 GS25의 2020년 위스키 매출은 46.2%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60.8%, 올해(1~2월) 127.5%의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구매 고객 중 2030세대 비중은 2020년 51.3%에서 올해 70.8%로 늘어났다.
주류 판매가 늘면서 함께 마시거나 섞어 마시는 토닉워터, 탄산음료, 주스 매출도 올해 각각 54.1%, 24.8%, 13.5% 덩달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혼술, 홈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기존의 소주, 맥주가 아닌 와인, 위스키 등 다양한 주류에 대한 소비가 늘고 있다”면서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나만의 음주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유통업체들도 당분간 주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갈 것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