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체르니히우에서 군사 활동을 대폭 줄이겠다는 러시아 측의 발표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29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 중 관련 질문에 대해 "지켜볼 것"이라며 "그들의 행동이 어떤지를 보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예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러시아)이 자신들이 제시한 바를 따르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유럽 주요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상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해 통화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정상들도 이런 입장에 대해 자신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의 제안을 지켜보자"면서 "그러나 그때까지는 강력한 제재를 이어갈 것이고, 우크라이나군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CNN은 미국은 키이우에서 러시아군의 이동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에 러시아가 여건이 된다면 언제든지 역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동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러시아의 군사 활동 축소 발표에 "(아직) 러시아가 방향을 전환했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가 자신들이 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도록 또다시 속이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적은 수의 러시아군이 키이우에서 이동했다고 확인하면서 "이는 실제 철수가 아니라 재배치라고 본다"고 평가하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에서 대규모 공격을 지켜볼 준비가 돼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그들의 행동이 말과 일치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대통령의 말을 들었을 것"이라며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명확히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