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피부노화의 주범은 섬유아세포가 아닌 멜라닌세포(색소세포)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를 토대로 연구진은 노화를 늦추거나 멈추기 위해서는 멜라닌세포 노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강희영 교수 연구팀(아주대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박태준 교수·김태형 전공의)은 최근 전 연령대에 걸친 70명의 피부에서 노화 피부세포 비율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월 피부과 기초연구분야 저널(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온라인판에 ‘나이에 따른 노화 피부세포의 순차적 증가(Age-Dependent Sequential Increase of Senescent Cells in the Skin)’ 제목으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멜라닌세포는 기미, 주근깨, 검버섯 등 색소질환을 일으키는 멜라닌색소를 만든다. 그동안 피부노화의 주범은 피부의 신축성을 유지하는 단백질인 콜라겐을 만들어 내는 섬유아세포로 알려져 왔다.
이에 연구팀은 전 연령대 총 70명의 피부에서 노화 피부세포 비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10대부터 섬유아세포의 노화가 시작하면서 점진적으로 진행돼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멜라닌세포의 노화는 40대 후반부터 시작돼 60대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화된 멜라닌세포수가 증가할수록 다른 피부노화 세포수도 함께 증가해, 멜라닌세포의 노화가 피부노화 전파자로서 피부노화 가속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피부가 섬유아세포–멜라닌세포 순으로 노화가 시작되며, 중년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피부노화 주범이 멜라닌세포 노화임을 확인했다면서, 피부노화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멜라닌세포가 치료 타깃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강희영 교수는 “오래전부터 피부노화를 늦추기 위해 많은 시도가 이뤄져 왔다. 이번 연구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피부노화의 중요한 새로운 원인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가 앞으로 더욱 효과적인 피부노화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며 “향후 국책연구과제로 멜라닌세포 노화 제어 전략을 통한 새로운 항노화 물질 연구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