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1년'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백신기업 인수ㆍ세포유전자치료제 신사업 진출 등 대도약 목표
안재용<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시대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차세대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인수·합병(M&A)으로 단기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신사업에도 진출해 글로벌 백신·바이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안 사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 기업공개(IPO) 1주년을 맞아 31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코로나19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적극적인 M&A 전략을 펼치는 것이 골자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GBP510'은 4월 중 임상 3상의 주요 결과를 공개하고, 상반기 국내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이어 3분기에는 영국과 유럽, 세계보건기구(WHO) 등 주요국 승인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안 사장은 "전 세계 인구 36%는 아직 백신 접종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GBP510 개발을 통해 기여할 바가 많다"면서 "상반기에는 부스터샷의 국내 허가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에 이어 △오미크론 등 다양한 변이에 대응하는 '다가 백신'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타깃하는 '콤보 백신' △사베코바이러스 표적 '범용백신' △코에 뿌려서 감염을 예방하는 '비강 스프레이' 등을 개발해 엔데믹 시대에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넥스트 팬데믹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위탁생산(CMO)·위탁개발생산(CDMO) 사업도 확장한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 EU-GMP 인증된 생산라인을 추가로 확보하고 미국 c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에도 도전해 선진 시장 진출을 가속할 방침이다.
안 사장은 "노바백스와 2023년 이후 계약을 논의하는 등 코로나19 관련 CMO는 앞으로 2~3년간 안정적일 것"이라며 "그 이후에 다른 백신 CDMO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본격적인 M&A에 착수한다. mRNA 플랫폼 등 신규 플랫폼 확보를 위해 현재 복수의 회사와 전략적 투자 및 R&D 협력 모델을 논의 중이며, 글로벌 백신 기업 인수와 기술이전 등을 통해 공백 없는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1조6000억 원의 자체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속적인 영업 수익과 전략적 투자 등을 통해 총 5조~10조 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안 사장은 "백신 특성상 시장에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기 떄문에 앞으로 3~4년은 M&A를 통해 대도약할 것"이라며 "전 세계 자산 가격의 하락으로 우리가 눈여겨 보던 목표들을 확보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에 이어 연간 90% 이상의 성장률이 전망되는 CGT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바이럴 벡터 CDMO를 시작으로 CGT 전 영역을 아우르는 것이 목표다.
신사업을 지탱하기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인천 송도의 3만413.8㎡(9216여 평) 부지에 '송도 글로벌 R&PD 센터'를 빠르게 완성하고, 안동의 백신공장 'L하우스'는 2024년 말까지 9만9130㎡(3만여 평) 증설한다.
안 사장은 "송도 글로벌 R&PD 센터는 글로벌 백신과 CGT 생태계의 허브"라며 "지난해 9290억 원 매출이 대부분 CDMO에서 나왔다면, 앞으로는 GBP510과 엔데믹 관련 매출이 CDMO와 비등한 수준으로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