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에 개막하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국내외 영화인을 2000명 이상 초청하면서 영화제의 축제성을 완전히 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을 비롯한 해외 게스트도 60여 명 내한한다. 연상호 감독은 올해의 프로그래머 자격으로 직접 다섯 편의 상영작을 선정한다.
31일 용산 CGV에서 열린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식을 간소하게 치렀던 2020년, 2021년과 달리 올해는 전주시 영화의거리에 ‘전주돔’을 설치하고 영화인을 한데 모아 개막식을 비롯한 관련 행사를 모두 정상적으로 치른다"고 밝혔다.
장 뤽 고다르와 협업한 비평가 니콜 브르네, 중남미에서 가장 촉망받는 젊은 감독 클라리사 나바스도 심사위원으로 내한한다.
이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의 축제성 완전히 회복하려 한다. 18개 상영관, 7만5000여 석의 좌석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거리에서 자유롭게 상영작을 접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골목상영장’은 동문예술거리, 남부시장 하늘거리, 전주 에코시티, 혁신도시, 신시가지까지 확대된다.
이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대응에 관해 “해외와 국내게스트, 관객, 스태프 등 카테고리에 맞는 방역, 치료, 격리, 운송 매뉴얼을 갖추고 연습까지 마친 상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 ‘지옥’, ‘정이’(미공개) 등 2022년 가장 활발한 작업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연상호 감독은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선정돼 ‘블루벨벳’, ‘큐어’, ‘실종’ 등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직접 선정했다. 자신의 작품 중에서는 ‘돼지의 왕’과 ‘부산행’을 골랐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연상호 감독은 영화제와의 인연을 전했다. “이성강 감독의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 제작자로 영화제에 참석한 적 있다. 눈의 여왕이 모티브인 어린이들이 보기 좋은 영화다. 내가 하는 성인 타깃 영화와는 달리 어린이 관객과 소통하는 게 인상깊고 좋았던 기억”이라고 말했다.
특별전은 이창동 감독을 주제로 열린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버닝’ 등 6편을 4K 상영한다.
이창동 감독이 전도연, 김건우를 주인공으로 연출한 단편영화 ‘심장소리’, 이창동 감독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이창동: 아이러니의 예술’도 새롭게 공개된다.
신수원 감독의 미개봉 신작 ‘오마주’ 역시 특별전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 ‘기생충’의 이정은이 주인공으로 60년대에 활동했던 여성 영화감독의 필름을 복원하는 여정을 다룬다.
회고전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태흥영화사를 주제로 마련된다. 배창호, 이명세, 장선우, 김홍준 등 초창기 한국영화의 대표 감독으로 꼽히는 감독들의 작품을 제작한 고 이태원 태흥영화사 전 대표의 업력을 통해 한국 영화의 힘을 짚어 나간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56개 나라에서 온 217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전체 상영작 중 112편은 온라인 플랫폼 온피프엔에서도 볼 수 있다.
개막작은 애플tv+ ‘파친코’를 공동연출한 한국계 미국인 감독 코고나다 감독의 ‘애프터 양’이다.
입양한 딸을 위해 마련한 중고 안드로이드를 고치기 위해 수리센터를 찾아 다니는 아버지의 색다른 경험을 소재로 한 SF물 ‘애프터 양’을 두고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정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폐막작은 프랑스 배경의 신작 ‘풀타임’이다. 집값이 저렴한 파리 근교에서 홀로 두 아이 키우는 싱글맘 이야기로 연출을 맡은 에리크 그라벨 감독 내한해 관객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8일 개막해 5월 7일까지 전주시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