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건전성에 대해 강조…"정부가 대응해야하는 과제"
윤석열 당선인과 한 총리 후보자 별다른 인연 없어
한 총리 후보자의 다양한 경험 윤 당선인에 크게 작용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3일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기자회견에서 4대 국정과제를 제시하며 준비된 국무총리 후보자임을 과시했다. 4대 국정과제는 △국익 우선 외교 △재정 건전성 확보 △국제수지 흑자 유지 △국가 생산력 향상 등이다.
한 후보자는 4대 국정과제 중 특히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다. 국가 지출을 무한정 늘리면 장기적으로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후보자는 “재정건전성은 정부가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대응해야 하는 하나의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전염병 대응을 위한 엄청난 재정 확장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매우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재정 건전성이 없다면 우리나라의 중장기적인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수위가 추진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 50조에 대해서도 한 총리 후보자는 “재정 건전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재원 조달은 물론 재정 지출도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재정건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국가채무비율 수준에 대해 한 후보자는 “유럽의 경우 대개 GDP 대비 60% 정도를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팬데믹 때문에 그 운영이 사실상 유예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일률적으로 이야기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이 경제 운용에 있어서 대외적인 신뢰를 위해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재정이라는 것은 결국 국가 안정 정책의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재정 쪽에서 여러 조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내외적 안보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인 만큼 국방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한 총리 후보자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외교와 국방에 대해 국가가 온 노력을 기울여서 국익을 신장시켜야 한다”며 “강한 국방과 자강을 위한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제수지 흑자 기조에 대해서는 “흑자가 불안해지면 외환위기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며 “최근 지정학적 문제 때문에 일어나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기적으로 국제수지 적자를 불러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단기적으로 그칠 건지, 아니면 우리 경쟁력에 근본적인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력 높은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불평등이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평등한 사회, 통합이 이뤄지지 않는 사회, 협치가 이뤄지지 않는 정치는 총요소생산성을 낮춘다”며 “깨끗하지 않은 사회, 경제적 갈등은 부의 효과를 약화시킨다고”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 행복과 직결되는 문제로서 일자리, 교육, 주택, 의료, 연금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가 계속 노력해야 되는 과제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과 한 총리 후보자 간에는 별다른 인연이 없다. 한 총리 후보자는 윤 당선인 대선 캠프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윤 당선인이 한 총리 후보자를 선택한 이유에는 ‘경험’가 크게 작용했다. 윤 당선인은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해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 받았다"며 "경제와 통상, 외교 분야에서 풍부한 경륜을 쌓았다"고 했다.
우선 한 전 총리는 자타공인 경제 전문가이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대통령 경제수석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때는 한국무역협회장을 지내면서 재계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했다.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 분야에서도 많은 경험을 갖췄다. 한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주미대사를 지내는 등 미국 정ㆍ관ㆍ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했다.
정치색이 뚜렷하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한 전 총리는 역대 정부에서 다양한 직책을 맡은 만큼 정치색이 옅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인사청문회를 경험한 만큼 별다른 논란 없이 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향후 청문회 준비에 대해 한 총리 후보자는 "진정성있게 청문회에 대응하도록 하겠다. 이후 결과에 대해서는 진정성있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