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의 경제 이야기-약팽소선(若烹小鮮)] 새 대통령이 해야 할 일

입력 2022-04-04 05: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건국대 석좌교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5월 10일이면 새 대통령이 취임하게 된다. 윤석열 정부가 시작되는 것인데 새 대통령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5년간 나라를 잘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또 앞으로 임명될 새 정부의 인사들 역시 남다른 각오로 국정에 임해야 할 것이다.

사실 윤석열 후보의 당선은 우리 정치사에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군인 출신 대통령을 제외하고 민주화가 시작된 1987년 이후 정치인 출신이 아닌 대통령이 선출된 것은 처음이다. 아울러 상대 후보였던 이재명 전 지사 역시 지방에서만 선출직을 경험한, 이른바 ‘중앙정치’에서는 신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지난 대통령 선거는 지금까지의 정치 관행을 송두리째 바꾸라는 국민적 요구의 결과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 점을 매우 깊이 느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기존의 정치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적 기득권을 영속시키기 위한 그들만의 리그라고 여기지 않았을까? 지역주의, 공천을 무기로 한 보스 중심 정치 등 그 문제점은 많다고 해야 할 것이며 이 모든 것을 개혁하라는 것이 이번 선거로 표출된 민의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정치개혁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치의 개혁은 물론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행정부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더욱 아니다. 우선 집권당이 혼연일체가 되어 대통령과 같이 추진해야 하고 야당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아마도 대통령의 리더십은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새 대통령은 국민들의 여망이 모여져 있는 것이라는 점을 믿고 정치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정치개혁과는 별도로 각종 정책을 통해 국정을 잘 운용해야 하는 것 역시 당연하고도 중요한 과제다. 국정 운영에 있어 과감성과 안정성은 둘 다 필요한 요소이다. 양자가 상충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 조화를 잘 이루어 나가는 것 역시 새 대통령과 정부에게 요구된다.

국정 운영의 바람직한 방향은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이미 제시되어 있고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다음과 같은 일들에 집중해야 한다.

그 첫째는 법질서의 확립이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은 당위이나 현실은 불행히도 그렇지가 못하다. 특히 목소리 크고 힘 있는 집단이나 개인의 의사가 그대로 관철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마땅히 고쳐져야 한다. 그리고 그 해결의 방향은 이미 나와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당선인이 강조하는 ‘공정과 상식’이 확립된 사회가 되면 법치국가는 달성된다. 이를 위한 구체적 대책 마련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다음으로 올바른 외교안보 정책을 펼쳐야 한다. 당면한 북핵위기, 미·중간의 갈등 속에서 이의 해결을 위한 노력은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더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질서는 혼돈으로 빠지고 있기까지 하다. 새 정부는 이러한 어려움을 돌파하는 지혜를 발휘하여야 한다.

셋째, 올바른 교육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 난에서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 교육현장에는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기초학력 저하가 그 대표적 예일 것이다. 아울러 교육정책의 상당 부분은 교육청 등에 분산되어 있어 그 개혁의 어려움은 더할 것이다. 교육재정의 중앙·지방간 배분문제 같은 것이 그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교육정책의 개혁은 간단하지도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릴 일이지만 그렇더라도 최선의 노력은 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제정책을 잘 세워야 한다. 어려운 국제경제 환경, 성장잠재력 훼손,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 과도한 국가부채, 노동개혁의 필요, 그리고 인플레이션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당장 제시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저출산과 고령화 대책,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정책 마련 등도 추진해야 한다. 이외에도 많은 어려운 과제들이 있다는 것 역시 현실이다.

물론 하나같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국민이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점을 명심한다면 어려움을 돌파하고 올바른 정책을 잘 추진할 것으로 믿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