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BA.1)와 ‘스텔스 오미크론’이라 불리는 BA.2 변이가 재조합된 ‘XE’ 변이 감염 사례가 일부 국가에서 나오고 있다. 또 다른 변이 출현에 코로나19 엔데믹 시대를 기대했던 전 세계인들은 실망하고 있다.
코로나 변이는 왜 계속 나타나는 것일까.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XE 변이는 지난 1월 19일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후 이스라엘과 대만에서 감염자가 확인됐다.
재조합 변이종인 XE의 전파력은 기존 변이보다 더 뛰어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측은 “영국 초기 분석 자료에 따르면 XE는 BA.2보다 약 10%까지 빠른 증가속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BA.2는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30%가량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WHO는 XE뿐만 아니라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이 결합한 XD, XF 등도 분류해 관리 중이다. ‘델타크론’이라는 이름으로 익히 알려진 변이종들이다. 이러한 재조합 변이종이 기존 변이와의 차별성을 인정받게 되면 오미크론에 이어 새로운 명칭을 부여받게 된다. 그리스 알파벳 순서에 따라 다음 변이는 파이(π)로 명명될 가능성이 크다.
높은 전파력으로 인해 XE 변이가 기존 유행하던 오미크론 변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년여간 코로나19 유행 과정을 되돌아보면 5~6개월마다 새로운 변이가 등장해왔다.
방대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XD, XE, XF의 국내 발생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국내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외 현황과 국내 유입,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 중이다. 현재까지는 현행 방역전략을 바꿀 정도로 위험성이 크지는 않으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잇따라 새로운 변이종이 출현하는 이유는 바이러스의 성질 탓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변이를 통해 살아남으려는 본능이 있어 연이어 변이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바이러스는 긴 생존시간 확보와 다량의 자가복제를 위해 전파력을 늘리고 치명률은 낮아지는 방향으로 변이한다. 또한, 감염 개체가 늘어날수록 자가복제 중 변이 발생확률도 커져 전파력이 높을수록 변이가 쉽게 일어난다.
코로나19 역시 변이를 이어갈수록 치명률이 줄어들고 전파력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출현 초기 때와 같이 XE 등 차후에 등장할 변이에 대해 큰 우려를 내비치지는 않는 모양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 3월 22일 “영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를 이루면서도 중증도 상승이나 중환자실 병상이용률, 전체 사망자 증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BA.2가 미국에서도 코로나19 감염 증가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것이 우리가 (방역) 규제를 되돌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를 보더라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BA.2에 따른 대규모 확산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