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신약 허가에 도전한다. 잇따른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 출시를 통해 연구·개발(R&D) 중심 제약사의 면모를 강화하고 있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억제제 기전의 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의 품목허가를 지난 1일 신청했다. 지난해 12월 30일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정'의 허가를 받은지 약 3개월 만이다. 이 약은 2020년 신속심사대상 의약품에 지정돼 120일에 걸리는 심사기간을 90일로 단축, 올해 하반기 승인이 기대된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국내 제약사가 처음으로 개발하는 SGLT-2 억제 당뇨병 신약이다. 대웅제약은 단독요법에서 당화혈색소(HbA1c) 변화량의 차이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 확보 및 병용요법에서 비열등성 및 안전성을 확인한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올해 1분기 공개한 바 있다. 당화혈색소는 혈색소가 높은 혈중 포도당 농도에 노출되면서 발생, 평균 혈당의 지표로 사용되며 당뇨 합병증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는다.
SGLT-2 억제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15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2016년 200억 원대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가 선두에 선 가운데 베링거인겔하임 등 다국적제약사들이 포진한 시장이다. 대웅제약은 내년 상반기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단일제와 복합제를 출시해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나보글리플로진은 임상에서 포시가의 30분의 1 용량에서도 뛰어난 혈당 강화 효과를 보였다"면서 "임상 결과를 추가 분석해 체중가소와 인슐린 저항성에 대해서도 차별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웅제약은 포시가와 직듀오를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 판매하고 있어 여기서 쌓은 노하우를 이나보글리플로진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에서 단일제 임상 3상이 승인되는 등 해외 품목허가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허가받은 펙수클루정은 올해 상반기 출시된다. 이 약은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의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제제로, 기존 PPI(양성펌프 억제제) 계열 치료제보다 약효 발현이 빠르고,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이 가능하는 등 장점이 있다.
현재 P-CAB 시장에서는 HK이노엔의 '케이캡정'이 독주하고 있다. 출시 3년 차에 연간 처방실적 1000억 원을 돌파한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의 흐름을 PPI 제제에서 P-CAB 제제로 돌리는 역할을 했다. 펙수클루정이 출시되면 케이캡정과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된다.
HK이노엔은 정제에 이어 케이캡의 구강붕해정 품목허가를 획득, 복용 편의성을 더욱 높이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펙수클루정과 마찬가지로 상반기 출시가 목표다. 이에 맞서 대웅제약도 주사제형 개발을 진행하는 등 경쟁 구도가 이미 달아올랐다.
대웅제약은 해외법인 및 지사를 활용해 최근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태국에도 펙수클루정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중국과 미국에서의 개발도 병행해 계열 내 최고 신약의 블록버스터화를 가속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