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콩팥병으로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 3명 중 2명은 당뇨병과 고혈압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뇨병과 고혈압을 관리하지 않으면 혈액투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사평가원)은 2009년부터 실시해 온 혈액투석 적정성평가 자료를 토대로 혈액투석 환자의 원인질환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정기적으로 외래를 찾아 혈액투석을 하는 환자의 원인질환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68.6%가 당뇨병·고혈압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혈액투석 평가대상 환자 3만1238명 중 당뇨병이 1만2749명(40.8%)으로 가장 많았고, 고혈압은 8691명(27.8%)였다.
특히 2009년 1차 혈액투석 환자 원인질환 조사에 비해 매년 비율이 늘었다. 1차 조사인 2009년에는 당뇨병 5203명(36.0%), 고혈압 3850명(26.6%)이었으나 2014년 4차 조사 당뇨병 8831명(40.4%), 고협압 5906명(27.0%)로 늘었다. 5차 조사인 2015년에는 당뇨병 1만4716명(41.5%), 고혈압 9540명(26.8%)로 크게 증가했다.
당뇨병과 고혈압을 관리하지 않아 혈당과 혈압이 기준치보다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콩팥의 작은 혈관이 손상된다. 이런 경우 혈액 속 노폐물을 거르는 콩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만성 콩팥병에 이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만성 콩팥병이 말기신부전으로 악화되면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김성남 대한신장학회 보험법제이사는 “당뇨병으로 인한 투석환자는 다른 원인질환 환자에 비해 낮은 생존율을 보이므로, 만성 콩팥병을 예방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한다”고 조언했다.
혈액투석은 말기 신부전 환자의 신장 기능을 대신하는 치료법이다. 환자 혈액 속의 노폐물과 수분을 인공 신장기를 이용해 제거한다. 매주 2~3회 이상 의료기관을 방문해 장기간 혈액투석을 하므로 투석을 하는 의료기관의 질이 매우 중요하다. 심사평가원 측은 질 높은 기관에서 투석을 받아 관리하면 일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고,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심사평가원이 인공신장실의 인력·장비·시설, 혈액투석 환자의 혈관관리 등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평가대상 380곳 중 1등급 21곳, 2등급 183곳으로 나타났다. 조미현 평가실장은 “심사평가원은 혈액투석 기관의 질적 수준을 최대한 반영해 평가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평가결과가 혈액투석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