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고액 보수 논란에 이어 부동산 관련 의혹들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다.
한 후보자는 지난해 3월 말부터 약 1년간 에쓰오일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약 8200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4년 4개월 동안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18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불렀다.
이와 별도로 부동산 관련 의혹들이 일었다. 한 후보자는 통상산업분야 고위직으로 근무하던 1993년 자신 소유인 서울 종로구 3층 주택을 미국 석유회사 한국법인에 장기간 월세를 줬고, 1995년에는 같은 회사가 채권최고액 약 1억6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등에서는 이를 두고 이해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한 후보자가 1989년부터 보유 중인 이 주택은 장인으로부터 3억8천만원 가량에 이 집을 사들인 뒤 지난해 이 주택을 시세보다 높은 100억원가량에 매물로 내놓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인사청문준비단을 통해 “(해당 주택은) 1989년 구입한 뒤 임대하다가 1999년부터 실거주중에 있으며, 임대차 계약은 부동산 중개업소의 중개에 따라 월세 선지급 방식으로 계약했다”며 “계약 전 과정을 중개업소에 일임하고, 세금을 투명하게 납부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부동산 투기 등 부적절한 부동산 거래를 한 사실이 없으며, 이를 과거 청문회를 통해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7일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가성 부동산 거래’라며 검증을 벼르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인사청문 TF를 발족하고 “상한 귤을 골라내겠다”며 한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산업·통상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개인 주택을 미국계 대기업에 임대하고 수익을 얻은 만큼 한 후보자의 이해충돌 의혹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김앤장 18억원부터 집 한 채값 월세 선금까지 연일 의혹이 터져나오는 사람을 총리 후보로 지명해놓고선 발목 잡지 말라고 엄포부터 놓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며 직무역량과 공직윤리, 국민검증을 3대 인사청문 기준으로 제시했다.국회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을 포함해 20일 이내에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한 후보자의 경우 오는 26일이 청문 기한이다. 정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