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1기 내각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의 사연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과거 8억 원에 판 서울 목동 아파트가 26억 원으로 뛰면서다.
원 후보자의 아내 강윤형씨는 작년 10월 20일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 ‘관풍루’에서 “남편이 제주지사로 당선돼 내려갈 때 판 서울 목동 아파트가 지금은 3배나 올랐다”고 했다.
강씨에 따르면 원 후보자는 2002년 서울 목동 부영그린타운 아파트를 3억7500만 원에 샀다. 당시는 원 후보자가 서울 양천갑에서 3선을 한 시기. 이후 2014년 제주지사에 당선되면서 원 후보자 부부는 2년 뒤 해당 아파트를 8억3000만 원에 팔았다.
강씨는 “저희 후보(원 후보자)가 정치를 하면서 주식, 부동산 등 재테크를 안 한다”며 “제주 집을 샀는데 왜 서울 집 처분은 안 하느냐고 압박이 와서 서울 목동에 있던 집을 팔고 제주도에 있는 집을 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솔직히 서울 집이 더 오를 것 같아서 팔고 싶진 않았다”면서 “시세보다 싸게 8억3000만 원에 팔았는데, 6년 만에 (목동 아파트가)26억 원이 됐더라. 사실 속이 쓰리다”고 털어놨다.
이어 강씨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저희는 제주에 집이라도 있지만 자기 집이 없는 청년들, 앞으로 집을 장만하길 원하는 청년들에 얼마나 좌절감을 줬냐”면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은)노동 의욕을 꺾는 일이다. 평생 일해서 어떻게 그런 돈을 버냐”고 한탄했다.
원 후보자도 작년 7월 대권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 ‘원희룡TV’에서 목동 아파트 얘기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제주도지사가 되면서 서울 목동 아파트를 팔고 (제주로) 간 것은 10억 원이 넘게 오를 것을 몰라서가 아니었다. 공직자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원 후보자는 10일 새 내각의 국토교통부 장관에 깜짝 발탁돼 주목을 받았다. 그의 이력에는 부동산이나 교통 분야와의 접점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다만, 그는 대통령 선거 캠페인 기간, 윤석열 캠프에서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을 맡아 대선 정책 공약 전반을 총괄했고, 상대 진영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주도하며 ‘대장동 1타 강사’로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서 원 후보자에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기자회견에서 “두 번의 제주지사를 지내며 혁신적 행정을 펼쳤고 대선 선대위 정책본부장으로서 주요 정책·공약을 설계했다”며 “특히 공정과 상식이 회복돼야 할 민생 핵심 분야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라고 평가했다.
원 후보자는 후보자 내정 직후 “국토부 장관 후보로서 정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일은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를 안정시키고 꿈을 잃은 젊은 세대에 미래의 꿈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