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코로나19 봉쇄 충격 표면화...글로벌 공급망 혼란 심화

입력 2022-04-1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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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생산·출고 차질은 물론 선박 대기 행렬 늘어나
3월 신차 판매 전년비 11.7% 감소
차이신 서비스PMI 42.0...2년 만에 최저
테슬라, 4월 말까지 생산 중단 가능성 대비

▲중국 상하이 양산항 컨테이너선 터미널 전경. 상하이/신화뉴시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이른바 ‘제로 코로나’로 인한 봉쇄 조치로 받은 충격이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주요 공장 운영에서부터 물류 부문에 이르기까지 산업 현장 곳곳에서 차질이 발생하면서 중국은 물론 전 세계 공급망 혼란이 심화하고 경기둔화 압력이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당장 신차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생산량의 5분의 1을 담당하고 있는 상하이와 지린성에 봉쇄 조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1.7% 감소한 223만 대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4.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에 따라 주요 자동차 공장 운영이 중단되면서 신차 출고가 늦어지고, 자동차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이 이동 제한에 따라 판매점 방문을 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실제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은 지난달 28일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테슬라는 4월 말까지 생산을 재개하지 못할 것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뿐만이 아니라 상하이와 지린성에 공장을 운영하는 제너럴모터스(GM)와 도요타, 폭스바겐도 현재 공장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공장 운영 차질은 해외 공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코로나19로 인한 상하이 공급업체 부품 출하 지연으로 11~15일 일본 중부 지역 공장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공장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웃랜더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자동차 부문뿐만이 아니다. 화물 트럭 운전사들이 이동제한에 걸리면서 중국 항구에서 대기하는 선박들도 급증하고 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11일 기준 상하이에서 대기 중인 벌크선은 222척으로 전월 대비 15% 증가했다. 상하이 도시 봉쇄령에 따른 공급망 혼란을 피하려고 칭다오나 톈진 항구 등 더 북쪽으로 우회하는 선박도 늘어나고 있다. 이날 기준 톈진항에 대기 중인 벌크선은 54척으로, 한 달 사이 29% 늘어났다.

산업현장 차질은 경제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3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1.5% 올랐다. 이는 시장 예상치 1.2%와 2월 CPI 상승률(0.9%)을 모두 웃돌고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도 8.3% 올라 시장 예상치(7.9%)를 웃돌았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에 따른 생필품 가격 급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3월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2.0으로 집계돼 2020년 3월(43.0)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월 제조업 PMI는 49.5를 기록하며 5개월 만에 경기 확장 기준선인 50 아래로 떨어졌다.

문제는 중국 주요 도시들이 정상화하는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상하이시 당국이 이날 보름 만에 전면봉쇄를 해제했지만, 여전히 인구 절반 이상이 봉쇄된 상태다. 여기에 중국의 ‘제조업 허브’로 불리는 광둥성 광저우시는 선제 조치 차원에서 주민 1500만 명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시작하고 유치원과 초·중학교 등교를 중단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알렉스 홈즈는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다른 아시아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까지는 비교적 크지 않았으나 공급망 대혼란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면서 “현재 상황이 지속할수록 리스크는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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