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의 여성 사외이사 보유 비율이 자산 2조 원을 기준으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자산 2조 원 미만 상장사는 여성 사외외사를 1명도 보유하지 않은 곳이 91.8%를 기록했다. 반면,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17.4%에 그쳤다.
1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올해 1월부터 4월 1일까지 국내 상장사 2318곳(코넥스, 스팩 제외)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변동사항을 조사한 결과,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2212개 기업의 사외이사 중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전체의 7.5%로 작년 말(5.6%) 대비 1.9%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은 올해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20.9%로, 작년 말(13.3%)에 비해 7.6%포인트 늘었다. 이들 회사가 올해 신규 선임한 사외이사 172명 중 여성 비율도 68명으로 39.5%에 달했다.
반면 자산 2조 원 미만은 올해 전체 사외이사 891명 중 63명만 여성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4.8%에 그쳤고, 작년 말 대비 증가 폭도 0.8%포인트에 불과했다.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오는 8월 시행되는 새 자본시장법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자본시장법 제165조20항은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이사회 구성원을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올해 증가한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에 집중됐다.
여성 사외이사를 단 1명도 보유하지 않은 기업의 비율도 자산 2조 원을 기준으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172곳)의 경우는 여성 사외이사가 없는 곳이 전년 말 85곳(49.4%)에서 올 4월엔 30곳(17.4%)으로 55곳(32.0%p↓)이나 급감했다.
반면 자산 2조 원 미만 상장사의 경우는 여성 사외이사가 1명도 없는 곳이 올 4월 현재 1872곳으로 무려 91.8%를 기록했다. 전년 말 대비 감소 폭도 17곳(1.5%p↓)에 불과했다.
기업별로는 한국가스공사가 8명 사외이사 중 4명을 여성으로 임명, 여성 사외이사 수가 가장 많았다. 크래프톤은 사외이사 3명이 모두 여성이었고, 풀무원은 8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이 여성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 △LG화학 △삼성전기 △S-Oil △엔씨소프트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33개 법인은 여성 사외이사 수가 2명이었다.
코스피 상장사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10.9%로, 코스닥 상장사(4.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는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 대부분이 코스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상장사의 업종별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살펴보면 금융이 16.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기전자(14.0%) △유통(13.9%) △서비스(13.5%) △기타(12.1%) △화학(11.1%) 등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사에서는 △음식료(9.9%) △디지털콘텐츠(9.3%) △지주(8.3%) △건설(7.5%) 등으로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높았다.
한편 국내 상장사 사외이사 평균 연령은 59.1세로, 전년 말 59.9세보다 0.8세 감소했다. 성별 평균 연령은 남성(4291명)이 59.5세, 여성(350명)이 53.3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