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KBS ‘자본주의학교’ 티저입니다. 기상천외한 경제관념을 가진 10대들이 100만 원의 종잣돈을 어떻게 굴리는지를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8년 전 ‘아빠 어디가’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가수 윤민수의 아들 후가 나오네요.
내용을 좀 볼까요? 후는 장사로 1000만 원을 벌겠답니다. 아빠가 “100만 원으로 (창업이) 되겠어?”라고 묻자 “대출을...”이라고 답합니다. 하지만 지금 후가 은행에 가면 문전 박대 당할겁니다. 고정수입이 없으니까요. 신용등급 말입니다.
신용등급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줄 때 ‘이 사람이 얼마나 갚을 능력이 있는지’를 등급으로 표시한 건데요.
어떻게 매기느냐고요? △빚이 얼마나 많은가(부채수준 35%) △제때 돈을 갚고 있는가(연체정보 25%) △2금융권을 이용한 적이 있는가(신용형태 24%) △단기간 내 여러 번 대출받았는가(거래기간 16%)를 점수로 따집니다. 최하점은 1점이고요. 최고점은 1000점입니다.
등급은 1~10등급으로 나뉘는데요. 1~2등급은 은행을 주로 이용하는 30~40대 직장인이, 3~4등급은 연체가 없는 20~30대 미생이 대부분입니다. 거래 기록이 거의 없는 사회 초년생이나 대학생들은 5~6등급에서 시작하죠. 현금서비스를 많이 받거나 카드값이 연체되면 7~10등급으로 밀려납니다.
신용등급이 얼마나 중요하냐고요? 시중 은행들의 신용 대출금리를 살펴볼까요?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달 1~2등급 대출금리는 4%이지만 9~10등급은 12.87%나 됩니다. 똑같이 1000만 원을 대출받을 경우 신용등급이 낮으면 연 88만7000원의 이자를 더 부담해야 합니다.
등급 간 금리 차가 가장 큰 케이뱅크에서 빌린다면 9~10등급 사람은 105만9000원을 얹어 내야 합니다. 최저임금(9160원)을 받는 아르바이트생(하루 8시간, 주 5일)이라면 보름 넘게 일을 더 해야 하겠네요.
오늘(1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로 올렸습니다. (관련기사 ▶기준금리 0.25%p 인상…이자 부담만 3조3404억 늘어)
잘 모으는 것만큼 똑똑하게 빌리는 것도 중요한데요. 신용등급을 올리려면 우선 주거래은행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직장인이라면 월급통장이 있는 은행을 ‘집’으로 삼는 게 유리하죠. 한 은행에서 예ㆍ적금, 청약, 펀드, 카드까지 만들면 우대금리도 받을 수 있습니다.
대출이 필요할 경우 가능하면 은행(제1금융권)을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받으면 점수가 더 많이 깎이거든요.
휴대폰비나 전기료를 성실히 낸 기록도 도움이 되는데요. 6개월간 납부 기록을 신용조회회사(NICE평가정보ㆍ코리아크레딧뷰)에 제출하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본인의 신용등급도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신용정보원이나 신용평가사 등을 통해 무료로 조회해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단 100원이라도 제때 빚을 갚는 것입니다. 깜빡하고 계좌 확인을 못 했다면 주말ㆍ공휴일 제외하고 닷새 안에 돈을 넣어놔야 합니다.
엿새째부터는 평가 기관에 연체 기록이 공유되거든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연체 중이라면 액수가 큰 대출보다 오랜 된 빚을 먼저 갚는 것이 유리합니다.
‘어린왕자’ 명구절에 빗대어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건 건강과 신용’이란 말이 있죠. 후의 건강한 돈 벌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