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계열사 103곳 중 60곳 주가 하락…롯데칠성 37% 껑충·SK바사 31% 뚝
국내 증시가 하락장에 접어들면서 국내 10대 그룹 상장기업들의 1분기 평균 주가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관련 수혜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긴축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 절반 이상 기업의 주가가 하락했다.
17일 이투데이가 10대 그룹 상장계열사 103곳의 1분기 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평균 주가는 2.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그룹 등의 상장계열사 중 58%(60곳)의 주가가 하락세를 기록했다.
10대 그룹 상장계열사들의 1분기 평균 주가가 오른 곳은 롯데(6.7%), GS(6%), 신세계(5.9%), 한화(4.6%), 현대중공업(3.4%) 등 5곳이었다. LG(-9.4%), SK(-8.9%), 현대차(-5.9%), 포스코(-4.8%), 삼성(-2.8%) 등은 하락했다.
개별기업 중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롯데칠성이었다. 롯데칠성은 리오프닝 수혜주로 각광받으며 1분기에 주가가 37.4% 껑충 뛰었다. 음식료 업종의 1분기 합산 수익률은 코스피 대비 6%포인트(p) 상회하며 어려운 장에서도 선방했다.
유안타증권은 롯데칠성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기조에 따라 물량 증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한화손해보험(35.4%)과 현대중공업(24.5%)도 높은 주가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화손해보험은 금융당국의 보험금 누수 방지 대응, 금리인상, 자동차 손해율 호조, 실적개선 등의 기대감에 주가가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 증가, 업황 호조 기대감 등에 주가가 상승했다.
SK렌터카(9.2%)와 신세계인터내셔날(9.2%)도 리오프닝 기대감 속에 주가가 깜짝 상승했고, 삼성엔지니어링(14.4%)은 고유가 수혜 지속 전망 속에 주가가 올랐다. 현대글로비스(14.2%)는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 해운 물류 수송 증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10대 그룹 상장계열사 중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한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30.7%)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4분기 발생했던 노바백스향 CMO(위탁생산) 물량의 외주 QA(품질검수) 지연이 1분기까지 이어진 탓이다.
LG그룹 내에선 올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에 주가가 26% 빠졌다. 상장일 최고가 59만8000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주가가 내림세에 접어들며 1분기 말 44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삼성전기(-16.9%)는 중화권 스마트폰 출하량 둔화, 고객사 성능 제한 이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 인하 가능성 등 우려에 3월 신저가를 찍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초 이후 증시 하락요인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변수는 견조한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일 것”이라며 “올해 1분기 실적시즌은 불확실성이 잔존한 상황에서 컨센서스 대비 상회하거나 하회할 가능성을 모두 염두해 둔 바벨전략(안전자산·고위험자산에 같이 투자)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