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포함, 4파전으로 확산
내달 4일까지 2주간 예비 실사
에디슨 컨소, 제기한 소송만 3건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추가로 뛰어들 것으로 알려진 기업 2~3곳 중 하나인 이엘비앤티(ELB&T)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예비실사가 시작된 만큼, 나머지 기업들은 재무적 투자자(FI)로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LOI가 쏟아지며 인수·합병(M&A) 흥행이 이어졌지만 투기세력에 대한 우려와 들썩이는 관련주, 소송전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혼탁 전 양상이다.
20일 쌍용차 매각 주간사와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전기차 제조사로 알려진 이엘비앤티가 쌍용차 인수전에 재도전한다.
이날까지 쌍용차 인수의향을 밝힌 곳은 쌍방울그룹과 KG그룹ㆍ파빌리온 PEㆍ이엘비앤티 등 총 4곳이다.
이엘비앤티는 지난해 파빌리온 PE, 카디널 원 모터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으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패했다.
당시 글로벌 투자자(유럽 투자회사)의 자금 조달을 앞세워 쌍용차 인수에 나섰지만, 투자 유치가 늦어지면서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되지 못했다. 이번에도 해외 자금 유치를 통해 쌍용차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전기차 기업으로 알려진 이엘비앤티는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차 매각 당시 이 회사를 두고 “법인 자체가 실체가 없는 곳”이라는 우려가 이어진 바 있다.
이들이 언급했던 '수출물량 확보'는 현지 산업단지 입주계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수출을 공언한 ‘카디널 원 모터스’ 역시 자동차 딜러사 HAAH의 파산 직후 만들어진 유령 법인에 불과했다. 이번 재매각이 '혼탁 전' 양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 때문이다.
자본시장에서는 인수와 관련된 종목이 들썩이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쌍방울은 전날 대비 9.17% 오른 10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는 가격제한폭(29.99%)까지 오른 971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수 주체가 될 계열사(광림) 역시 전날 대비 3.07% 오른 30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광림은 장중 한때 25.5% 오른 3685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KG그룹의 KG스틸우도 인수전 참여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이달 6일부터 12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밖에 사모펀드인 파빌리온 PE가 뛰어들면서 '투기 자본'에 대한 우려도 또 나온다. 사모펀드는 ‘기업 인수→구조조정→재매각’이 숙명이다. 쌍용차의 영속성과 중장기 발전 대신 '자산 매각 및 회사 처분'이 최종 목표인 셈이다.
여기에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법적 대응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들은 쌍용차 관리인을 상대로 ‘매각 절차 진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쌍용차가 에디슨모터스 컨소와 진행해온 매각 절차 이외의 새로운 매각 절차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음은 이미 △쌍용차의 M&A 투자계약 해제 효력의 정지 가처분 신청(서울중앙지법) △서울회생법원이 내린 회생계획안 배제 결정에 대한 특별항고(대법원) 등을 제기한 상태다.
혼탁 전 양상 속에서도 쌍용차 매각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쌍용차는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재매각을 추진한다.
5월 중순, 조건부 인수 예정자가 선정되면 이 예정자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M&A 업계 관계자는 “기업 M&A는 최종적으로 인수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라며 “인수 후보군이 예외 없이 투자금을 바탕으로 인수전에 나서는 만큼, 이번 재매각의 초점은 회생계획과 함께 충분한 자금력 증빙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