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1분기 실적, 인수가격에 영향 줄 수도
28일 실적 발표 전후로 머스크 제안 수용 여부 결정 가능성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위터가 머스크 CEO와 이날 만나 그의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논의는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종 협상까지는 합의해야 할 이슈들이 남아있고, 협상 타결이 반드시 이뤄진다는 보장 또한 없는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머스크의 430억 달러(약 54조 원) 인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할 것으로 보였던 트위터가 태도를 바꾼 것이다. 당초 트위터는 지분 인수를 통해 대주주에 등극한 머스크가 적대적 M&A를 제안하자 곧바로 포이즌필(독소조항) 카드까지 꺼내며 경영권 방어 태세를 보였다. ‘트위터 사랑’으로 유명한 머스크는 이달 초 트위터 지분 9.1%를 사들인 이후 트위터를 사들인 뒤 ‘표현의 자유’를 위해 상장폐지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시 월가 일부 분석가는 트위터 이사회가 최소 주당 60달러 이상의 제안만 검토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머스크가 제안한 인수가는 주당 54.20달러다.
하지만 이날 트위터가 머스크와 논의에 임했다는 것 자체가 180도 방향을 전환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트위터가 인수 제안에 수용적인 태도로 바뀌게 된 배경에는 머스크가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제시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는 2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신고를 통해 465억 달러 인수 자금 중 255억 달러를 은행 대출로 조달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여기에 머스크가 22일 비공개로 다수의 트위터 주주를 직접 만나 자신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이사회가 찬성 또는 반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도 트위터의 태도 전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머스크와 회동 후 트위터 주주인 일부 펀드들은 머스크의 제안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양측 협상 과정에서 인수 가격에 변화가 생길지도 관심거리다. 트위터는 오는 28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그 결과가 입찰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위터는 1분기 실적 발표 때까지 머스크의 인수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되지만 곧바로 머스크 제안에 대해 찬반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다른 입찰자의 제안을 기다리거나 머스크에게서 좀 더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여지를 남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인수 가격과 관련해 머스크는 자신이 제안한 주당 54.20달러가 ‘최선이자 최종 가격’이라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트위터는 인수 계약이 결렬될 경우 머스크가 위약금을 지불하는 등 우대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