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의 보험사 인수가 본격화한 건 재작년부터다.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에 관한 관심이 높아질 무렵, 사모펀드들은 보험사 인수전에 참여해 욕심을 부렸다.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롯데손해보험은 37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또 다른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도 인수전에 참여했다. 비슷한 시기에 사모펀드 JC파트너스는 KDB생명을 5500억 원에 인수했다. 올해는 MG손해보험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보험업에 사모펀드 자본이 급격히 들어오자, 업계 안팎에서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단기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 사가 장기계약 위주인 생명보험 사업에 적합한지에 대한 우려다.
시민단체는 "단기 경영성과를 내기 위해 불공정 경쟁을 유발해 시장을 교란하고 기존에 형성된 자산을 얼마든지 부풀릴 수 있다"고 성명을 냈고, 전문가들도 "상대적으로 규제 적용을 덜 받아 소비자들이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특별한 응답이 없었다.
우려는 JC파트너스가 MG손보를 인수할 때부터 나왔다. 그런데도 JC파트너스가 과감한 행보를 펼칠 수 있었던 건, 사모펀드에 관대한 보험업 규제 덕분이다. 은행의 경우 은행법에서 비금융주력자의 주식 소유를 4% 이내로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보험업법에서는 이러한 제한이 없다.
MG손보의 새 주인으로 또 사모펀드 가능성이 거론된다.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부분에서는 의심하고 또 의심해도 문제 될 게 없다. 금융당국에 바란다. 제2의 JC파트너스가 보험업권에서 판치지 못하게 보험업법 개정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