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계기로 급성장한 이커머스 업체들이 엔데믹(풍토병화) 가시화에 따라 생존능력에 대한 본격적인 테스트에 돌입할 전망이다. 대형 유통사들은 멤버십 정책을 정비하며 고객을 가둬두기 위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27일 신세계그룹은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이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에서 각각 무료배송과 상품 할인 및 적립을 받을 수 있고, 플랫폼별 특성에 맞는 혜택을 주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공개하고 5월12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나선다고 밝혔다.
통합 멤버십의 이름은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가 2017년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출시한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스마일클럽’을 유지하는 것으로 정했다. 3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이번 통합 멤버십은 크게 ‘공통혜택’과 플랫폼 별 ‘전용혜택’으로 나뉜다. 공통혜택의 경우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 중 어느 플랫폼에서 가입하든 제공되는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다. SSG닷컴에서는 △쓱배송과 새벽배송 등 장보기 상품 구매 시 5% 적립 △장보기 상품을 제외한 전 상품 구매 시 10% 할인 쿠폰 1장, 5% 할인 쿠폰 3장을 매월 지급한다. 지마켓글로벌의 경우 △G마켓ㆍ옥션 스마일배송 이용 횟수와 상관없이 무료배송 자동 적용 △G마켓ㆍ옥션 최대 12% 할인쿠폰 4장이 매월 지급된다. 여기에 △스타벅스 음료 구매 시 월 2회 사이즈 업 △멤버십 고객 대상 스타벅스 e-프리퀀시 굿즈 단독 판매 등 혜택이 모든 회원에게 기본으로 제공된다.
하지만 어떤 플랫폼에서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하는지에 따라 추가되는 ‘전용혜택’의 경우 차이가 있다. SSG닷컴은 ‘온라인 장보기’ 이용에, 지마켓글로벌은 즉각적인 가입 혜택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신세계그룹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3강’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선보인 통합 멤버십은 쿠팡, 네이버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유료멤버십 시장에 신세계가 본격적으로 가세하며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신세계그룹의 최대 강점은 막강한 오프라인 채널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인프라다. 지마켓글로벌은 물론, 신세계백화점부터 이마트, 스타벅스까지 오프라인 핵심 채널들의 다양한 콘텐츠와 자산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면 고객의 온-오프라인 일상이 신세계 안에서 모두 해결 가능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할 수 있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통합 멤버십 서비스 출시 이후 단계적으로 혜택의 범위를 넓히고 향후에는 신세계그룹 이외의 선도 기업과 전방위적 제휴도 검토중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플랫폼의 특성과 고객 니즈를 감안해 공통혜택과 전용혜택으로 구분해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신설했다”며 “한 번의 가입으로 온-오프라인 어디서나 VIP급 멤버십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 멤버십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관건은 얼마만큼의 충성고객을 모을 수 있느냐다. 쿠팡과 네이버의 유료멤버십 고객 수는 각각 900만 명, 7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300만 명에 불과한 스마일클럽 고객 수를 얼마만큼 늘릴 수 있을 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시장의 후발 주자인 신세계로서는 무료배송, 무료반송, 쿠팡플레이 등의 혜택을 주는 쿠팡과 가장 많은 상품과 높은 적립금, 티빙 등의 혜택을 주는 네이버를 상대로 고객을 늘리려면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신세계그룹의 이번 통합멤버십 론칭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의 유료멤버십은 이마트 온라인 플랫폼의 객수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성공적인 유료 멤버십 출시는 SSG닷컴 상장 가시화에 따른 모회사 이마트의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