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쏟아지는 ‘제로탄산’ 음료들…진짜 ‘0칼로리’인가요

입력 2022-04-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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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로콜라 주세요. 다이어트 중이거든요! (찡긋)”

칼로리가 높은 햄버거를 먹을 때도 ‘제로 칼로리’ 콜라와 함께 라면 죄책감을 덜 수 있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제로 칼로리 음료가 콜라나 사이다에만 국한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제로 칼로리 음료가 무한 확장하고 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슬그머니 걱정도 된다. 진짜 이렇게 막 마셔도 되는 걸까? ‘제로 칼로리’ 탄산 음료, 정말 건강에 괜찮은 걸까?

식음료업체들 ‘제로 칼로리’ 제품 출시 잇따라

바야흐로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제로 칼로리 탄산 열풍에 콜라, 사이다를 넘어 과일맛 탄산음료들까지 등장했다.

‘펩시 제로’, ‘칠성사이다 제로’ 등으로 인기를 얻은 롯데칠성은 이번 달 11일 제로 칼로리 과일 탄산음료 ‘탐스 제로’를 출시했다. 롯데칠성은 올해 밀키스와 핫식스 더킹도 제로 칼로리 버전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농심 역시 최근 과일 탄산 대표주자인 웰치소다를 제로 칼로리로 만든 ‘웰치제로’ 포도맛과 오렌지맛을 선보였다. LG생활건강이 국내 판매를 대행하는 코카콜라 역시 2월말부터 기존 ‘코카콜라 제로’에서 새로운 맛을 추가한 ‘코카콜라 제로 스타더스트’를 판매했다. 웅진식품도 ‘815피즈 제로’, ‘티즐 스파클링’ 등으로 제로탄산 열풍에 합류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로탄산 시장 규모는 약 2000억 원에 달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제로탄산 시장 규모가 2016년 203억 원, 2018년 155억 원이었지만 2020년에는 1319억 원으로까지 커졌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이 지난해 영업 순이익을 흑자로 전환한 데에는 칠성사이다 제로, 펩시 제로 등 제로탄산 제품군이 큰 몫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제공 = 롯데칠성몰)

‘헬시플레저’열풍에 제로탄산도 인기

제로탄산 열풍은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시장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설탕, 저칼로리 등을 내세운 제로탄산이 다이어트에도 좋고, 당뇨를 비롯한 건강관리에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거부감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제로 칼로리는 엄밀히 말하면 제로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0mL당 4kcal 미만일 때 제로 칼로리라고 표기할 수 있게 했다. 차별화된 맛으로 인기를 끈 펩시 제로 라임 역시 용량을 늘리면 해당 기준을 넘게 돼 대용량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 기존 펩시 무설탕 버전인 블랙이 1.5l 용량으로, ‘제로 칼로리’ 표기 대신 ‘저칼로리’로 표기된 채 출시됐다.

제로탄산이 진짜 건강한 음료인가에 대해서도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매번 달라지는 연구결과에 따라 학계나 기관 등의 평가도 바뀌고 있다.

대표적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지난해 12월 제로콜라가 당뇨와 상관없다는 입장을 정정했다. 심평원 공식 블로그에 게재된 ‘제로 콜라는 당뇨와 상관없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라는 글에 대한 답변으로 “맞다”고 했던 것으로 “아니다”라고 고친 것이다.

심평원은 제로콜라에 들어간 인공감미료와 당뇨병의 관련성이 보고됐다고 알렸다. 또한, 설탕 대신 열량 없는 인공감미료를 사용했을 때 혈당 대선이나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돼있지 않다고도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 등은 권장 섭취량을 넘기지만 않는다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며 인공감미료를 안전한 물질로 인정했다. 제로탄산에 들어가는 대표적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과 수크랄로스의 권장 섭취량은 각각 체중 1kg당 40mg, 9mg이다.

▲(사진제공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인공감미료, 연구 진행 중…의견 분분

그러나 최근 인공감미료 관련 연구들이 진행되며 건강하다는 기존 인식과 다른 견해가 나오고 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연구팀은 수크랄로스가 인체 대사 활동을 교란하고 지방축적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냈다. 이스라엘 와이즈 연구소는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지나친 인공감미료 섭취가 장내 미생물 분포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제로콜라와 탄수화물을 함께 섭취했을 때 체내 인슐린 감지 반응을 손상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제로탄산이 오히려 당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위스콘신대 의학과 연구진은 인공감미료가 간 해독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견해도 있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와 소르본 파리 노흐 대학이 국제 의학지 플로스메디신에 발표한 공동 연구에 따르면 인공감미료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전혀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암 발병 확률이 약 13% 더 높았다.

부정적인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일부 연구진이 극단적인 실험군을 둬 인공감미료의 위해성을 강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호주 애들레이드 의과대학 연구팀은 제로콜라 1.5l에 들어있는 수크랄로스를 2주간 매일 섭취한 결과를 실험군으로 제시했다. 해당 연구진은 이를 통해 제로탄산이 장내 미생물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적은 양의 인공감미료로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 권장 섭취량을 넘기기 위해서는 하루 제로탄산 5L 이상을 마셔야 할 정도로 소량만 첨가되므로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반박도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팀은 인공감미료 위해성을 카페인보다 낮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아직 제로탄산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액상과당 등이 첨가돼있는 기존 탄산음료보다는 건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감미료가 인체에 끼치는 영향이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므로 적절한 양을 섭취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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