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지분 확보 이후 테슬라 주가 23% 빠져
테슬라 주식 담보로 대출 125억 달러 마련 계획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후폭풍이 거세다. 트위터가 머스크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테슬라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59조 원가량 증발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테슬라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2% 이상 폭락한 876.42달러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 편입에 실패하면서 주가가 21% 빠졌던 2020년 9월 이후 하루 기준 낙폭이 가장 컸다. 이날 주가 폭락으로 하루 새 증발한 시총만 1260억 달러(약 159조5000억 원)에 달했다.
테슬라 주식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설이 불거지면서 하락세를 탔다. 이달 초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9.2%를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지금까지 테슬라 주가는 23%가량 빠졌다.
이날 매도세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440억 달러에 품었다는 소식이 부채질했다. 머스크가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테슬라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트위터 인수자금 조달 방안에서 자기 보유 자금 210억 달러, 테슬라 주식 담보 대출 125억 달러, 트위터 담보 대출 130억 달러로 총 465억 달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잡겠다는 게 시장의 우려를 샀다. 머스크와 대출 금융기관 간 합의 내용에는 융자금의 5배에 해당하는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맡기기로 한 내용이 포함됐다. 테슬라 주식 620억 달러어치를 담보로 제공해야 125억 달러를 빌릴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주가 하락으로 대출금이 담보 가치의 35%를 초과할 경우 머스크는 마진콜(증거금 납입 요청)에 응해야 한다. 주식을 일부 매각하거나 추가 담보를 내놔야 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테슬라 성적은 양호하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매출 187억 5600만 달러, 순이익 33억1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1%, 658% 급증한 수치다. 미국 시장 판매량에서 기존 완성차 브랜드들을 압도하고 있다.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 판매량은 31만48대로, 다른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그 영향으로 올해 들어 성장주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 시장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에서 테슬라는 주가 추가 하락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
내셔널시큐리티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아서 호건은 “성장주 매도 여파에 더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도전이 테슬라 주가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