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전통시장 활성화에도…플랫폼 탈퇴ㆍ라이더 항의도
최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가 각종 소상공인 지원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치솟는 배달비 속에 나빠진 플랫폼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시도로 풀이되지만, 여론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27일 소상공인의 가게 구입 자금을 지원하는 ‘첫 내 가게 마련 대출’ 1호 매장이 지난 15일 광주광역시에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해 9월 우아한형제들과 KB국민은행이 손잡고 만든 금융 지원 사업이다. 10년 이상 가게를 운영하면서 매장을 임차해 쓰는 외식업 자영업자에게 가게 구입 자금을 위한 대출을 10억 원 한도로 90%까지 지원한다. 첫 지원 대상자로 꼽힌 광주 ‘현완단겸 상추튀김’의 제갈아미 사장은 대출 지원과 부족한 담보를 제공받았다. 배민 측은 메뉴판, 안내문 등 가게 인테리어를 위한 컨설팅부터 실제 디자인 제작까지 지원했다.
배민은 현재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사회 공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11월부터 지역 소재 업주를 찾아가 직접 장사 교육을 하는 ‘찾아가는 배민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고, 이달 초에는 ‘전문가 랜선 상담소’라는 새로운 자영업자 상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세무나 마케팅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직접 자영업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프로그램이다. 지난달에는 외식업 사장님의 자녀 300여 명에게 총 20억 원의 장학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지원금은 김봉진 의장이 기부한 200억 원 규모의 기금에서 마련했다.
권용규 우아한형제들 가치경영실장은 “앞으로도 외식업 사장님들이 건강하게 경영을 지속해 나가실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 및 온라인 진출 지원, 판로 확대 등 제도적 지원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오프라인 매출에만 의존하던 시장 상인들의 매출 구조 전환을 위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국 52개 시장 300여 개 가맹점들의 매출이 지난해 12월 기준 연초 대비 평균 77% 올랐다.
하지만 각종 사회 공헌 사업에도 플랫폼을 향한 자영업자와 시민 사회 여론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치솟는 배달비를 두고 불만이 커진 가운데, 일부 자영업자 300여 명은 ‘배달플랫폼 횡포 대응 배달사장 모임’을 조직하고 플랫폼 탈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더 유니온은 27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까지 오토바이 행진을 했다. 라이더 유니온은 배달 노동자의 산재 전속성 인정과 함께 안전 배달료 도입, 알고리즘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정훈 라이더 유니온 위원장은 “낮은 기본 운임 때문에 라이더들은 위험한 운행에 내몰린다”면서 “교통 법규를 위반할 수록 인센티브를 주는 시스템을 만든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왜 묻지 않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