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권창현 계원예대 총장 “교육 패러다임, ‘메타 크리에이터’ 양성 위해 진화해야”

입력 2022-04-28 07:14수정 2022-04-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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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권창현 계원예술대학교 총장

권창현 계원예술대학교(이하 계원예대) 총장은 “메타 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해 교육의 패러다임이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총장은 런던대학교 영상디자인교육 박사과정을 거쳐 계원예대 영상디자인과 교수를 지낸 미디어 교육 분야 전문가다. 올해 1월 총장으로 취임 후 메타버스 시대에 경쟁력 있는 크리에이터(Meta Creator) 양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인물이다.

권 총장은 “계원예대가 지난해 교육부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 ‘실감미디어’ 분야에 선정됐다”고 말했다.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사업은 ‘한국판 뉴딜’의 일환으로 실감미디어,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8개 신기술 분야별 컨소시엄 구성·운영을 통해 오는 2026년까지 차세대 핵심인재 10만 명 양성을 목표로 한다. 전국 46개 참여대학 가운데 유일한 예술대학으로 실감미디어의 ‘메타버스 콘텐츠 디자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존 디자인, 미디어 등 전공은 물론 ICC(기업협업센터), 학교기업 계원창작소 등과의 연계를 통해 실감미디어 분야를 선도하는 교육기관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기존 창작과 함께 디지털 신기술을 융합하는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계획이다.

계원예대는 사업 주관대학인 건국대를 포함하여 경희대, 계명대, 배재대, 전주대, 중앙대와 함께 실감미디어 분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공유·개방·협력을 통한 디지털 신기술 인재 양성’이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총 3단계의 사업 추진 로드맵을 수립했다. 현재 1단계(1~2년차) ‘대학 간 공유체계 구축, 운영’ 목표에 따라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교원, 시설, 기자재 등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7개 대학 간 학점교류 협약을 체결해 마이크로디그리 트랙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참여대학 학생이라면 전공자는 물론 비전공자도 누구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본래 전공에 플러스 알파(+α)를 구성하여 급변하는 사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희망과목이 타 대학에 개설된 경우에도 해당 대학에서 수강이 가능하다.

권 총장은 “우리 대학는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학사유연화를 이뤄냈다”며 “전공의 전공필수 학점은 8~12학점 수준으로, 학생들은 기존 학사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실감미디어, 메타버스 분야의 전문성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총장은 “현재 개설 중인 트랙은 메타버스 콘텐츠 디자인, XR 콘텐츠 디자인, XR 비즈니스, XR 창업, 기초 실감미디어 프로그래밍, 실감미디어 핵심기술, 실감게임콘텐츠, 글로벌 실감게임, 실감형 인트랙티브 제품 디자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실감미디어 디자인 등 15개”라며 “각 트랙에 개설된 교과목은 총 100여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권 총장은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통해 메타버스 산업의 인프라, 플랫폼, 콘텐츠 등에 대한 개론과 버추얼 캐릭터 기획과 디자인, 3D 모델링 등 전반적인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과정을 익혀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XR(확장현실), 공연, 전시, 애니메이션 등 메타버스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한 역량을 함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전공, 학년 간의 벽을 대폭 낮추고 실감미디어 분야의 다양한 트랙을 운영한 결과, 사업 초기임에도 많은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약 550여명의 학생이 디지털혁신공유대학 교육과정을 이수해 당초 목표를 크게 초과하는 성과를 달성했으며, 학생들의 강의 만족도도 평균 90점 이상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계원예술대학은 교육과정 개발·운영과 함께 실감미디어 실습을 위한 인프라, 장비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억 3천만원을 투입해 XR 전용 카메라, VR 스튜디오, MR·모션캡처 옵티트랙, 모션 헬멧, 페이셜 모션처리 시스템, LED WALL, 조명, 고성능 미디어서버 등을 갖춘 305㎡ 규모의 ‘X-SPACE’를 구축했다.

권 총장은 “X-SPACE는 예술, 디자인, 공연, 전시 중심의 실무와 융합 프로젝트, PBL 등을 위한 메이커 스페이스로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행사의 한계를 넘어 실감미디어 입학식, 성과발표회 등에 활용되고 있다”며 “올해 3월 X-SPACE에서 온·오프라인 입학식을 열었다. 총장과 보직교수, 학생대표 등이 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계원예술대를 유명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그대로 구현한 메타버스 캠퍼스에 신입생 서포터 100여명이 접속해 입학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계원예술대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교육과정에서 탈피해 지역사회공헌활동 등을 시도하고 있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만큼 더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진=권창현 계원예술대학교 총장이 지난 2월 디지털혁신공유대학 실감미디어 분야 성과발표회에 참여한 모습.

권창현 총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아이소리 메타버스 축제’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강조했다.

권 총장은 “본래 아이소리 축제는 장애 청소년들에게 문화예술의 기회 제공을 통한 건전한 대학축제 문화 조성을 목표로 10여년간 개최돼 왔지만, 지난해는 ‘메타버스’기술과 환경을 접목해 특별함을 더했다”며 “그 결과, 전국 48개 학교의 장애 청소년 600명과 대학생 봉사자 100명 등 총 700여명이 참여했으며, 계원예술대는 메타버스를 통한 각종 게임, 레크리에이션, 공연 등의 활동을 펼쳤다”고 말했다.

그는 “계원예대는 디자인·예술과 과학을 융합을 교육하는 국내 유일의 100% 예술·디자인 특성화 대학”이라며 “오는 2026년까지 실감미디어 분야 창의융합 공유대학 가상캠퍼스의 디자인·실무교육과정을 담당·운영해 현장실습, 캡스톤디자인, 창업실습 등 산학협력 교육과 산학연구를 통해 실감미디어 창의융합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과 다른 한계가 있다.

권창현 총장은 “전문대학은 큰 틀에 짜인 실무 중심 교육으로 짧은 수업 연한 안에 가장 큰 효율을 내는 데 주력한다”며 “실감미디어는 복잡한 학문이라 한 대학만으로는 인재를 양성할 수 없기 때문에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율성과 융통성을 지닌 대학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학이 이 부분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고 본다”며 “학생의 상상력을 키우도록 교육공간과 수업 내용을 효율적으로 개선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총장은 “진정한 메타버스 시스템을 경험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페이스북 그룹이 회사명을 ‘메타’로 바꿀 정도로 진지하게 메타버스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메타도 ‘기존 시스템을 대체할 미래의 모습은 이것’이라고 확실히 보여준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학이 생각하는 메타버스 모델은 실시간으로 다중네트워크 접속 환경을 갖추면서 실감형 디스플레이 기술로 생생한 느낌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며 “동시에 유흥용이 아닌 실제 생활과 연결된 경제적인 콘텐츠여야 하는데 이를 위한 콘텐츠를 디자인하고 제작할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둔다”고 말했다.

계원예술대학교는 학생들의 메타버스 이해력을 끌어올리도록 실감미디어 업계 현직자를 수업 멘토로 초빙해 ‘1강의 2튜터’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 측은 현직자 멘토가 기술의 세부적인 부분을 교육할 때, 전임 교수가 학생에게 적합한 교수법을 응용한다면, 정보 전달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권창현 총장은 “메타버스가 현재 진행형의 관련 콘텐츠와 비즈니스 모델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문체부, 교육부, 과기정통부 등 정부 기관의 각종 예산지원이 시작됐고 관련 산업체에서 기존 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 클라우드, 블록체인, 지능형로봇, 디지털 헬스케어 등이 미래 전망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과거와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권 총장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동하는 메타버스는 산업과 기술을 혁신하고 삶의 편의를 높이는 긍정적으로 효과로 예상된다”며 “가상세계의 시공간 제약없이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하게 출현할 것이고, 가상 경제활동이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디어의 흐름을 볼 때 블로그는 텍스트와 이미지 기반 온라인 포털이나 미디어 서비스의 부분적 폐쇄성으로 인해 확산에 제약이 있었다”며 “이른 바 ‘끼리끼리 커뮤니티’의 한계점이 존재했으며, 그 제한된 범위내에서도 시대를 주도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블로그의 공유에 대한 기술적인 어려움과 원활한 동영상 공유를 위한 네트워크 문제점이 해소되는 시점에 유튜브에 의한 온라인 세계가 일상화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사용자의 온라인 활동과 대면상황의 대체재로 시공간 제약 해소의 시점에 메타버스라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시대가 예상보다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다만 메타버스에 대한 구글트렌드의 글로벌 관심도가 전성기의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져 일각에선 “한시적인 트렌드에 불과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다.

이에 대해 권 총장은 “메타버스를 단순한 트랜드로만 생각하기엔 정부정책과 교육계에는 ‘메타버스 전문대학원, 메타버스 아카데미, 메타버스 인력양성 등의 지원 사업과 공기관의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메타버스 지원사업도 진행 중”이라며 “이러한 면은 메타버스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는 시점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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