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 출근길에는 여전히 마스크를 쓴 채 출근하는 직장인 행렬이 이어졌다. 정부는 2일부로 실외 마스크 의무착용 조치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길거리나 공원 등 대부분 실외 지역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로 다닐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6주째 감소세를 보이며 자연 환기가 가능한 실외는 실내보다 감염 위험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근거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여전히 실외 마스크를 고수하고 있다. 더 나아가 마스크 착용 해제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회사원 B 씨는 “마스크 안 쓰고 다니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며 “나도 마스크 스트랩이 따로 없어서 그냥 쓴 채로 나왔다. 실내외 구분도 모호한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 C 씨는 “아직 쌀쌀하기도 하고 썼다 벗었다 하기 귀찮아서 그대로 끼고 다닌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사람 많은 곳에는 불안한 마음에 쓰게 되더라”며 “코로나가 완전히 끝나지 않는 이상 밀집한 곳에서는 끼는 게 매너가 될 것 같다”고 하기도 했다.
4월 1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보건 전문가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를 인용해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 마스크를 끼더라도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20년 스위스 한 호텔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사례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손님과 직원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으나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한다.
바이러스 공중전파 전문가 린지 마 버지니아 공대 교수는 “거리두기를 할 수 없거나 주변 사람들이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 가능한 한 고품질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실외라도 대중교통이나 집회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는 마스크 쓰기를 권장하고 있다.
방역 당국 역시 50명 이상 참석하는 집회, 관람객이 50인 이상인 공연·스포츠 경기에서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했다. 또한, 놀이공원이나 워터파크 등 유원시설, 스키장 등 겨울 스포츠 시설을 포함한 체육시설과 이에 준하는 다중시설을 이용할 때 마스크 착용을 적극적으로 권고한다.
더불어 △발열, 기침 등 의심증상을 보이는 유증상자 △60세 이상 고령층 △면역저하자 △만성 호흡기 질환자 △미접종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한 경우 마스크를 될 수 있으면 쓸 것을 권고 중이다.
한편 봄철 황사 등 미세 먼지 농도로 인해 마스크 착용을 지속하는 예도 있다. 실제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전날인 1일 미세먼지 농도는 대부분 지역에서 ‘나쁨’ 수준을 보였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이날 “대부분 권역에서 황사가 유입된다”며 미세먼지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한 누리꾼 역시 “당분간은 황사랑 꽃가루 때문에 쓸 것 같긴 하다”고 전망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일 “실내 마스크는 장기간 유지돼야 하는 조치”리며 “변이를 포함해 전 세계적 코로나19 유행이 안정화 되면서 엔데믹의 조건이 충족되는 상황이 돼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영국·영국·일본·이스라엘·호주 등은 실내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해제했다. 4월 2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발표한 이스라엘 보건복지부 장관실은 “코로나19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특별한 활동 제약은 필요 없다”며 “공황 상태에 빠지지 않은 채 책임감과 건강한 판단력을 가지고 코로나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했다.
다만, 마스크 해제 조치가 안전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다니엘 쿠리츠케스 미국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 감염병 박사는 “스텔스 오미크론 등으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감염세가 커지면 도시별로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다시 도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