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비번 뭐더라” 흥얼거리더니…호프집 중년 커플의 ‘먹튀’

입력 2022-05-0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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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호프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50대 커플 손님에게 이른바 ‘먹튀’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술집 운영하는 호프집 사장님입니다. 아직도 먹튀하는 인간들이 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날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한다는 A 씨는 “지난 수요일(4월 27일) 50대 정도로 보이는 커플이 가게에 왔다”며 “이들은 맥주와 소주를 시키고 ‘여기는 먹을 게 없다’면서 노가리를 시켰다”고 말문을 열었다.

A 씨에 따르면 이날 가게는 오후 10시 반부터 만석이 됐다. 바삐 일하던 A 씨는 문득 중년 커플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먼저 온 손님을 항상 우선으로 생각하고 장사한 지 2년 차”라며 “‘외부에 있는 화장실에 갔겠거니’란 생각에 다른 손님이 와도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커플은 20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A 씨는 “주변을 둘러봤더니 도망갔더라”며 “그날 장사는 다섯 테이블을 받고 그렇게 끝났다”고 황당함을 표했다.

그는 “어이가 없어 폐쇄회로(CC)TV를 돌려봤더니 (커플은) 자리에서 일어나기 2분 전부터 정수기에서 물을 떠 마시고, 둘이서 얼굴을 맞대고 속삭였다. 그리고는 여자가 소지품과 옷가지 등을 챙겨 먼저 일어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자는 재킷을 입고 테이블 위에 본인 소지품이 없는 것까지 확인하곤 생맥주 따르던 아르바이트생 옆을 지나면서 ‘화장실 비밀번호가 뭐였더라’고 흥얼거렸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A 씨는 새벽 1시경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형사는 지문 채취를 위해 해당 손님들의 술병을 따로 빼달라고 요구했고, 이후 현장감식반이 술병을 가져갔다.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너무 괘씸하고 화가 나서 눈물이 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출받아 겨우 버티며 어떤 손님이 와도 웃는 모습으로 반기려 노력했다”며 “이번 일로 손님들이 화장실을 가면 힐끗힐끗 쳐다보는 저 자신이 어이없고 비참해진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런 인간들은 분명 벌 받아야 한다. 이 사람들이 사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무전취식은 경범죄에 해당하며 1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 등에 처할 수 있다. 만약 상습·고의성 등으로 사기죄가 성립한다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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